1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우리 증시도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증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여전히 '박스피(코스피+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비관론과 최고 3000선까지 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맞서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76% 상승한 2557.08에, 코스닥은 1.23% 오른 852.0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달 18일 장중 최고 2582.23을 기록한 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로 한때 2500선을 밑돌았다가 현재 진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역시 지난달 19일 장중 최고 913.97까지 올랐다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차전지주 투심 악화 등으로 이달 15일 최저 806.47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증시 흐름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은 DB투자증권이 내놓았다. 코스피가 최고 3000선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강현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경기를 상승으로 이끌 여지를 내포하고 있다”며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하며 금융장세가 나타날 수 있고, 구매력 제고로 실적장세가 진행될 여지가 있어 올해 하반기 주식시장이 의외의 강세장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2200~2600선으로 제시했다. 22일 코스피가 2557.08에 마감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상승 여력이 1.67%에 불과하단 얘기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1~2분기 우리 증시가 Fed의 금리 인하 기대로 크게 상승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이런 기대가 사그라들며 상승폭을 반납할 것”이라며 “다만 급속한 미국 경기 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더라도 잠재적 최대 가능 하락률은 10% 이내로 제한될 공산이 커서 코스피 2200선을 국내외 불확실성을 상정한 중장기 진바닥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다수 증권사에서는 비교적 무난한 상승장을 전망했다. 하반기 코스피 밴드로 대신증권 2380~2780선, 한국투자증권 2400~2800선, 하나증권 2300~2700선, IBK투자증권 2350~2800선, 메리츠증권 2500~2900선 등으로 내다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980년부터 분석한 결과 하반기 코스피 등락률은 올해 대비 내년 경제성장률의 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반도체 불황 여파로 전년 대비 -20%의 극심한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크고, 내년에는 기저효과에 따른 개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컨세서스 추정치를 고려할 경우 하반기 코스피 추정 상승률은 약 20%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하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 종목으로 낙폭과대 성장주를 꼽았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바이오·엔터테인턴트주 등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전략 업종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조선, 바이오, 미디어(엔터) 등이 유망하며 중대형·성장주인 삼성전자·삼성전기·NAVER·JYP Ent. 등을 제시한다”며 “특히 코스피 2400선 아래에서는 시장 재진입 및 포트폴리오 재정비 기회로 삼아 투매보다는 보유, 관망보다는 전략적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성장주가 상승장을 이끌 것”이라며 “반도체·바이오·인터넷 등으로 긴축 종료에 따른 성장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