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질주하면서 덩달아 자동차 부품주도 달릴 태세다. 오는 2025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대량 생산시대가 열릴 예정이어서 수주 기대감이 크다. 그동안 자동차주의 주가 상승률에 비해 부품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나, 증권가에서는 지금이야말로 비중 확대에 나설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2일~5월17일) 현대차 주가는 35.43%, 기아는 48.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주로 꼽히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에버는 각각 11.22%, 33.51% 올랐다. 현대위아는 24.17% 상승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현대차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어난 37조7787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6.3% 증가한 3조59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23% 상회한 수준이다. 기아의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8.9% 증가한 2조8740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24% 상회했다. 이에 외국인들이 순매수 랠리를 펼치며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나란히 경신했다.
이와 달리 자동차 부품주들은 올 1분기 증권가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며 자동차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 1분기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은 4181억원, 현대위아는 5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5500억원과 543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부품주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하며 지금이야 말로 투자 적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비야디(BYD), 현대차그룹,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자동체 업체들이 오는 2025년~2026년에 200만~300만대의 전기차 대량 생산 목표를 발표하면서, 2025년부터 전기차 대량생산 시대가 열릴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완성차 업체들은 대량 생산에 앞서 전기차 가격 경쟁력 강화와 리스크 완화를 위해 전기차 부품사 대상으로 소싱 다변화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미·중 갈등으로 한국 자동차 부품사들이 북미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자동차 부품사들은 현대차·기아와 함께 북미, 인도 등에 동반 진출하면서 20년 이상 해외 공장을 운영한 경험을 축적했고, 현대차그룹향 전기차 부품 납품으로 레퍼런스도 갖추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2026년 글로벌 판매 920만대로 1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한국 자동차 부품사들도 재조명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의 호실적이 중소형 부품 업체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기존 본업 외에 배터리 등 미래차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회사들의 매출 증가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어 이들 업체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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