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의혹으로, 여러 코인이 언론에 보도되는 가운데, 김 전 의원의 코인 투자 종목과는 별개로 '밈 코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밈 코인'은 특별한 목적성 없이 그냥 유행처럼 사고팔라는 코인을 말한다.
'밈(Meme)'이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와 문화를 지칭한다. 1967년 출간된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책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한다. 저자는 문화 전달에도 유전자 같은 중간 매개물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하는 정보의 형식을 밈이라고 표현했다.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메(mimeme)'를 참고해 만든 용어다.
책에서는 학술적인 의미로 사용됐으나,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새로운 방식의 문화 전파 현상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글, 사진, 동영상 등 콘텐츠가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며, 유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밈의 형태가 투자 시장에서는 '밈 코인' '밈 주식' 등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밈 코인'으로는 도지코인이 있다.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잭슨 팔머와 빌리 마커스가 개발했다. 도지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의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장난식 코인이다. 그래서 실험성과 재미를 위해서 운영되는 측면이 강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4월부터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이 맘에 든다, 쿨해 보인다"라고 관심을 보이며 주목되기 시작했다. 2020년 7월 "도지코인이 세계 금융 시스템을 정복할 것"이라고 하자 도지코인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밈 코인' 성격으로 개발한 코인이 급등하면서 수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보였고, 코인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인이 다른 코인들처럼 가치가 치솟는 코인이 됐다.
최근 주목을 받은 또 다른 '밈 코인' 은 '페페코인'이다. 페페코인은 맷 퓨리 작가의 2005년 만화 '보이스클럽'에 등장한 개구리 캐릭터 페페(Pepe the frog)를 활용한 코인이다. 페페코인 개발팀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존하는 가장 밈 같은 밈코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지코인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목적 없이 만들어진 코인이지만, 지난달 16일 코인 거래소에 등장한 이후 인기를 끌었다. 코인 투자자들의 지갑, 계약 등을 조사하는 사이트인 이더스캔(Etherscan) 데이터에 따르면 이미 10000명 이상의 개인 투자자가 참여했으며, 출시 이후 21,000% 이상 상승했다. 페페코인 백서에 따르면 시가총액은 현재 9183억원 수준이다.
이렇게 아무런 가치 없는 코인이 급등하고 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밈코인(그리고 모든 가상화폐)은 위험도가 높고 아무도 매수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스스로 공부하고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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