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톡]반도체 미래 성장 핵심은 '車'…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업 박차

반도체 업계 임원이 주목하는 '차량용 반도체'
2040년 2500억달러 규모로 시장 커진다

자동차 똑똑해질수록 메모리 수요도 쑥쑥
삼성전자·SK하이닉스, 먹거리 확대 집중

'자동차가 반도체 업계 가장 중요한 매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반도체연맹(GSA)이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와 2월에 내놓은 반도체 산업 전망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이 보고서엔 작년 4분기 151명의 반도체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올해 반도체 산업 전망을 물은 설문조사 결과가 담겼다. 자동차는 ▲무선통신(2위) ▲사물인터넷(3위) ▲클라우드컴퓨팅(4위) ▲인공지능(5위) 등 주목받는 산업을 제치고 반도체 수익 창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분야로 꼽혔다. 무선통신이 그간 같은 내용을 다룬 연례 보고서에서 18년간 1위를 누렸지만 올해 처음 자동차에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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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는 최신 자동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2030년대 중반까지 연간 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40년에 접어들면 25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5740억달러)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내연차가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모습을 바꿀수록 반도체 업계 먹거리도 늘어난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PC와 스마트폰 등 새 응용처가 나타날 때마다 몸집을 키웠던 반도체 산업이 이제는 미래 차라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을 마련한 것이다.


시장조업체 SNE리서치는 2035년이 되면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에서 전기차 비중이 88%까지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전기차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는 기존 200~300개에서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 한 대에 포함된 반도체 가격도 평균 500달러에서 1000달러, 나아가 1500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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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는 향후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해지고 차량 핵심 기반이 소프트웨어가 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에 접어들 경우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더 늘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종류가 다양해지고 요구되는 성능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각종 센서 등의 시스템 반도체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1위 기업인 독일 인피니언이 지난달 업계 처음으로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기술을 접목한 플래시 메모리 '셈퍼(SEMPER) X1'을 선보인 것이 대표 사례다.

메모리 시장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같은 시장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양사는 GSA 산하에 있는 'GSA 오토모티브(Automotive)' 그룹에 속해 있다. 세계 유수 자동차·반도체·소프트웨어 기업과 변화하는 미래 차 기술을 살피고 이에 대응하려는 취지다. GSA 오토모티브 그룹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와 협력해 3월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바뀔수록 메모리 수요도 같이 늘어난다"며 관련 업체들이 차량용 사업 확대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삼성전자는 서버, 모바일과 함께 자동차를 3대 메모리 응용처로 본다. 2025년까지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1위가 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LPDDR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내장형 멀티미디어카드(eMMC) 등 차량용 D램 및 낸드플래시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인 상태다. SK하이닉스도 차량용 메모리 전담 조직 인력을 D램·낸드 조직 산하로 세분화해 배치하면서 관련 인력 규모를 늘리는 등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 자동차 고객을 추가해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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