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날엔] 총선 때만 물먹는 김재원의 '공천 잔혹사'

與 1등 최고위원 뽑혔지만, 정치 험로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 공천 악재
2016년·2020년 총선 때도 공천 소외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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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여권 인사 가운데 손꼽히는 책략가다. 역대급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김종인, 이해찬 등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지만, 정치인 김재원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선거의 큰 그림을 진단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능력은 아무나 갖고 있는 게 아니다.


정치인 김재원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정치인 김재원은 이른바 친박계(친박근혜계)로 알려진 인물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정면 승부가 펼쳐졌을 때 정치인 박근혜 곁에는 김재원이 있었다.

정치인 김재원은 2012년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자리에 올랐다.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험은 여야 인사들과 두루 소통할 기회였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월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월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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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라는 거대한 바둑판 위에서 넓고 크게 포석을 놓다가도 세밀하게 수순을 밟는 정치력도 그런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흥미로운 대목은 정치인 김재원이 자기 머리는 깎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엄밀히 말하면 당내 선거는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는데 총선 때는 다른 사람이 된다.


정치인 김재원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 환경이 그를 ‘공천 잔혹사’의 주인공으로 인도한다. 정치인 김재원의 이력은 화려하다. 그는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문제는 정치인 김재원에게 마지막 총선 공천의 기억이 2012년이라는 점이다. 정치인 김재원은 2016년 제20대 총선 때도, 2020년 제21대 총선 때도 공천과 인연이 없었다. 공천 때마다 물을 먹는 정치인은 보통 전성기가 지난 인물이 많다. 하지만 정치인 김재원은 그렇다고 보기도 어렵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월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귓속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월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귓속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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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김재원은 2016년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고, 2017년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위원장을 지냈다. 2019년에는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다. 2021년과 2023년에는 각각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지난 3월8일 전당대회에서는 1등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내년 4월10일 제22대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 집권 여당 전당대회에서 1등 최고위원으로 뽑힌 인물. 그를 괴롭히던 공천 잔혹사가 끊어질 법도 하지만 이번에도 상황은 심상치 않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10일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전광훈 목사 관련 발언 등 최근 이어졌던 논란이 그의 정치 인생에 또 한 번의 재앙을 안긴 셈이다.


당원권 정지 1년은 사실상 총선 출마 봉쇄를 의미한다. 국민의힘 간판으로 내년 총선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2016년에도, 2020년에도 총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에 참가하지 못했던 정치인 김재원.


2020년 총선 때는 자기 고향인 대구·경북(TK)을 떠나 서울 중랑갑 공천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밀리면서 서울 입성의 꿈은 좌절됐다. 그날의 아픔 이후 많은 일이 있었다.


국민의힘은 정권을 탈환했다. 지방선거도 압승했다. 정치인 김재원 본인은 다시 한번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다시 시련이 시작됐다.


2024년 총선 때도 그는 관전자의 위치에서 총선을 지켜보게 될까. 총선 공천 잔혹사가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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