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네카오(네이버+카카오)’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네이버는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반면 카카오는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다. 호실적에 힘입어 네이버의 주가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사정은 다르다. 증권가에서 카카오의 목표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네이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93% 상승한 2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 26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 카카오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0.35% 하락한 5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1월2일~5월9일) 해서도 네이버는 18.87% 상승한 반면 카카오는 8.29%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때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국민주로 등극했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희비를 가른 건 1분기 실적이다. 네이버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어난 2조2804억원을 기록한 반면 카카오는 5% 늘어난 1조740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에서는 네이버는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330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카카오는 같은 기간 55% 감소한 711억원에 그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경기 위축 장기화에도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 대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 이번 분기부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전환을 달성했다”며 “포쉬마크 외에도 판매자 중심 D2C(Direct to Consumer) 및 예약서비스 등의 고성장으로 수수료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 카카오 목표가는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까지 미래에셋·키움·하나·한화·교보증권 등 총 5개 증권사에서 카카오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미래에셋은 8만2000원에서 8만원으로, 키움은 8만2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조정했다. 하나(8만5000원→8만원), 한화(8만원→7만5000원), 교보(8만7000원→7만4000원) 등도 마찬가지다. 외국계 증권사도 최근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JP모건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9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씨티증권은 6만6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하향 제시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광고 부문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최근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광고업황의 본격적 반등과 카카오톡 체류 시간 증가세가 뒷받침되면 주가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카카오의 1분기 실적은 전방산업 수요 둔화에 따른 전반적인 매출 감소와 마케팅 및 신사업 투자가 예상보다 크게 집행되며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카카오는 인프라 및 클라우드, AI, 헬스케어 사업에 예상보다 많은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는데 관련 손실은 올해 분기마다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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