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 한 산골 비닐하우스에서 불법 개 농장이 적발됐다. 번식장에는 100여마리의 강아지가 갇혀 있었고, 품종 개량을 위한 불법 실험을 자행한 정황도 포착됐다.
진안군은 2일 30대 A씨가 운영하는 불법 개 번식장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군은 최근 '불법으로 강아지를 번식, 사육하는 곳이 있다'는 동물단체의 신고를 접수한 뒤 군청 공무원, 경찰, 동물단체 회원 등과 함께 출동해 해당 번식장을 발견했다.
번식장은 비닐하우스 3동과 컨테이너 1동 규모였으며, 강아지 100여마리가 현장에서 확인됐다. 군에 따르면 강아지들이 갇혀 있던 장소는 바닥에 오물과 배설물이 가득했다. 냉동실에선 개의 사체가 발견됐으며, 밖에는 사체를 태운 흔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군 측은 "번식장에 지저분한 강아지 케이지와 쓰레기가 널려 있고, 먼지와 털이 뒤엉켜 위생이나 환경이 불량한 상태였다"라고 전했다.
또 번식장은 도로에서 500m 이상 떨어진 외진 곳에 있었으며, 강아지의 생육 환경이나 위생 상태도 매우 열악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군은 A씨가 불법으로 건물을 지은 뒤 개 사육장을 운영하면서 교배한 강아지를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구조한 강아지 중 대다수는 '미니 비숑'으로 확인됐다. 미니 비숑은 '비숑 프리제'라고 불리는 품종 중 하나로, 원래는 프랑스·벨기에 원산이다.
이 품종을 다른 작은 체구의 개와 교배해 탄생시킨 미니 비숑은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군이 적발한 불법 개 번식장에서도 품종 개량을 위해 불법적인 실험을 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A씨는 경찰에 '품종 개량을 위해 개들을 번식해 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안군 공무원과 경찰은 A씨가 7~8년간 불법 번식장을 운영한 사실을 확인한 뒤, 개 소유권 포기를 약속받았다.
한편 진안군은 구조한 강아지 중 22마리를 한 동물단체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약 80마리는 읍내 빈축사에 격리 조처된 상태다. 군은 개체 확인을 거친 뒤 이른 시일 안에 구조된 강아지의 입양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A씨에 대해 동물 학대 등 혐의로 경찰에 관련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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