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료원은 중증 난치성질환 극복과 혁신 미래 의료 연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100주년을 앞둔 만큼 지속적인 혁신을 시도하고 그간 다져온 성과들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새 미래를 잇는 역사적인 변곡점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지난 3월 취임한 윤을식 신임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취임 한 달여를 맞은 윤 의무부총장은 '퍼스트 무버'로서 연구개발 (R&D)중심 투자와 스마트병원 전환이라는 도전을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928년 설립돼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고려대 의료원은 산하에 의과대학과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 등 3곳의 상급종합병원을 두고 있다. 이외에도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와 미래의학 테스트베드인 청담 고영캠퍼스를 조성했다.
의료원은 R&D 분야의 집중 육성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받는 브랜드 가치를 강화할 예정이다. 산하 병원들이 진료 공간을 넘어 의과대학과 메디사이언크파크, 청담 고영캠퍼스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연구 중심 의료기관을 지향한다는 계획이다. 윤 의무부총장은 "선진국의 상급종합병원은 일반 진료로는 수익이 거의 안 나는 반면 연구에서 의료수익의 절반 이상이 나온다"며 "고대의료원은 경쟁 병원 대비 연구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가 핵심 동력으로 발전을 주도하고 이에 부합하는 인프라를 구축해간다는 게 의료원의 전략이다.
실제 R&D 관련 실적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의 외부 R&D 수주액은 지난해 1500억원을 달성했는데, 연평균 13%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의료원 소속 교원이 개발한 원천기술을 외부기관에 이전하고 받은 기술이전료도 300억원에 달한다. 의료원은 향후에도 4년간 약 1200억원을 연구인프라 및 인센티브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국내외 기관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R&D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감염병 및 외과 수술 역량, 중증질환 시스템에 대한 병상을 추가로 늘려 산하 병원의 규모를 3500병상까지 늘릴 예정이다. 현재 의료원 산하 병원들의 병상 수는 안암(1056개)과 구로(1091개), 안산(836개)을 모두 합쳐도 3000개에 미치지 못한다.
고려대 의료원 보직자들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호성 의무기획처장, 한승범 안암병원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정희진 구로병원장, 서동훈 안산병원 진료부원장, 김학준 의학연구처장. [사진제공=고려대 의료원]
원본보기 아이콘IT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스마트병원 전환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과 인공지능,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활용한 첨단 IT 혁신기술을 활용해 개인맞춤형 정밀의료시스템을 구한다. 이미 의료원 산하 의학지능정보실에서 클라우드 기반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산하 병원의 3000병상 규모 환자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처리한다. 의료원은 해당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단을 구성하고 있다.
발전을 견인할 우수 인적자원 확보와 관리에도 적극 나선다. 의료원은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40명의 교원을 임용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인재를 영입하고 관리 및 운영하는 인재 관리 전문 시스템을 구축한다. 아울러 기초 및 임상 의사 과학자 양성을 위해 대대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의료원에 재직 중인 전공의나 임상강사가 의학과에 진학하면 입학금과 등록금을 지원하는 '선도 의사 과학자 육성장학금'이 대표적이다. 의료원은 지난해 2학기부터 장학금 비율을 늘려 입학금의 50%, 등록금의 80%를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 의료원 산하 기관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의과대학, 안암병원, 구로병원, 청담 고영캠퍼스,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 안산병원. [사진제공=고려대의료원]
원본보기 아이콘의료원은 2028년 의대 100주년에 맞춰 경기도 과천시와 남양주시에 4차 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4차 병원은 초기 단계부터 지자체와의 공동협의체를 통해 도시개발계획 및 인프라, 관련 규제, 파급효과 등을 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4차 병원을 준비해온 고려대의료원은 중증 난치성질환 극복을 위한 의료기술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입한 스마트병원을 구현해 지역 공동체와 상생하는 의료기관을 만들 계획이다.
최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도입한 중입자치료기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중입자치료기는 암세포에 중입자를 조사, 강력한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를 없애는 '꿈의 치료기기'로 통한다. 중입자는 양성자보다도 12배가량 입자 질량이 무거워 암세포를 더욱 강력하게 공격하는데, 특히 고형암에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윤 의무부총장은 "건립을 추진 중인 제4 병원에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산하 병원들 역시 대규모 투자로 시설 개선과 함께 연구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안암병원은 올해 여름께 수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메디 콤플렉스를 완성한다. 스마트병원 구현도 본격화한다. 사물 인터넷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과 클라우드 기반 정밀 의료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로병원은 중증질환 치료 시스템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구로병원은 암병원과 수술실, 중환자실 증설을 골자로 하는 누리관 건립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안산병원은 미래의학관 3개층과 지하주차장 3개층을 신설 중이다. 생체정보 측정 및 수액 관리 모니터링 시스템이 적용된 스마트 병동을 구축하고 외래 기초검사를 자동화할 수 있는 키오스크와 교대 근무표 자동 생성 인공지능(AI)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스마트 미래병원의 기초를 다질 예정이다. 아울러 운동선수들의 외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부상 예방을 지원하는 스포츠의학 분야의 역량을 강화한다.
윤 의무부총장은 "우리의 한계를 규정했던 낡은 시각과 편견을 뛰어넘어 고려대 의료원만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와 역할에 집중하고 내실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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