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미국서 '레몬8(Lemon8)'이라는 새로운 소셜미디어(SNS)를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중국 플랫폼 시장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는 한 바이트댄스의 미국 시장 진출은 또다시 가로막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5일 바이트댄스가 지난달 출시한 레몬8이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CNBC는 레몬8은 인스타그램과 이미지 공뮤 플랫폼인 핀터레스트를 결합한 듯한 형태의 앱으로, 건강과 웰빙과 미용에 중점을 두고 제작됐다고 밝혔다. 출시일에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다운로드 순위 695위를 기록했던 레몬8은 큰 인기를 끌며 출시 30일 만에 693개의 앱을 제쳤다. 레몬8이 2020년 초 일본에 첫 출시 됐으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700만 회 다운로드됐다.
바이트댄스는 미국의 틱톡 퇴출 운동에 대한 대안책으로 레몬8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틱톡을 시장에서 퇴출하고자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달 7일에는 미 상원이 안보에 위협이 되는 외국 정보기술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정보통신기술 위험 통제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미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 등 적대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의 서비스와 기술에 담긴 위험 요소를 식별하고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사실상 이 법안이 효력을 갖게 될 경우 틱톡이 미국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이트댄스 측은 미 시장 퇴출을 막고자 2년간 미 범정부기관인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CFIUS)를 통해 미국 행정부를 설득해왔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미 당국이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미국 사업부를 강제 매각하고 장업자 지분을 팔도록 요구하는 등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의 민간 싱크탱크인 마셜펀드의 신기술 담당 선임연구원 린지 고먼은 "바이트댄스가 결국 틱톡 퇴출에 직면하자 이용자들을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시키려 시도하고 있다"며"레몬8을 틱톡의 잠재적인 대안으로 만들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3월 23일(현지 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저우서우즈 바이트댄스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발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전문가는 레몬8이 미 시장에서의 난관을 타개할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한 중국 기업들이 출시한 앱은 미국 정부의 정밀 조사를 받게 될 일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 고문인 글렌 거스텔은 "미 중간의 긴장이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대체할 또 다른 앱을 만드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틱톡에 어떤 문제가 생길 때 레몬8이 일시 대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미국이 중국 앱을 대상으로 계속해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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