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 못 쓴다…오픈AI 상표권 출원

오픈AI, GPT 상표권 등록
기술 공유 버리고 수익화 방점

앞으로 특정 서비스명에 'GPT'를 붙일 수 없게 됐다. 챗GPT를 개발한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가 상표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주도권을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 독점에 이어 상표권 출원까지 나섰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오픈AI는 회사 홈페이지에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게재했다. 오픈AI 사명과 챗GPT, GPT-4, 달리(DALL·E) 등 자사 AI 모델명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명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특정 서비스명에 GPT를 붙일 수 없게 한 것이다. 'GPT-4로 구동되는 서비스(powered by GPT-4)', 'GPT-4에 기반한 서비스(built on GPT-4)' 등으로 쓸 수 있지만 'GPT', '챗GPT 기반(ChatGPT-powered)'을 서비스명과 함께 쓰지 말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오픈AI 공식 파트너가 아닌 경우 협력이나 파트너십이라는 표현도 제한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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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브랜드 사용을 제한한 것은 상표권을 출원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지난해 12월 미국 특허청(USPTO)에 상표권을 출원했다. USPTO가 지난 13일 이를 인정하면서 GPT는 오픈AI 소유가 됐다.


서비스명에 GPT를 쓴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들은 이를 바꿔야 한다. 지난해 11월 챗GPT가 출시된 후 전 세계적으로 이에 기반한 서비스가 쏟아졌다. 네이버는 차세대 검색 프로젝트명으로 '서치GPT'를, 카카오는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로 '코(Ko)GPT'를 사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시황 요약 서비스 '투자 GPT', 페르소나AI의 챗봇 서비스 'KGPT' 등 여러 분야에서 GPT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비영리회사로 출발한 오픈AI가 영리회사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최신 AI 모델인 GPT-4부터 기술 비공개로 전환한 것에 이어 상표권까지 출원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챗GPT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보다 수익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구글 트랜스포머 모델에 이론적 기반을 둔 GPT의 상표권을 인정할 수 있냐는 것이다. GPT는 사전 훈련된 생성형 트랜스포머인 'Generative Pre-trained Trasformer'의 약자다. 트랜스포머는 구글이 2017년 논문을 통해 제시한 모델이다. 챗GPT를 비롯해 생성 AI 기술의 뼈대가 됐다. 다만 트랜스포머가 이론 모델이라면 오픈AI는 이를 기반으로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내놓는 등 상품화 단계까지 올라왔다. API는 레고 블록처럼 프로그램을 만들 때 조합할 수 있는 도구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나 브랜드를 독점하는 것은 그간 AI가 발전해온 철학과 배치되지만 그만큼 상업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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