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기준 주택 실거래지수가 발표됐다. 주간 동향의 경우 하락세를 지속하는 것과 달리, 월간 실거래지수에는 반등세가 기록됐다. 서울의 실거래지수는 2022년 12월 141.3에서 1월 143.1로 1.24% 상승, 2월에는 145.7%로 1.85% 상승했다. 3월도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지수도 2023년 2월 117.6으로 1.08% 반등했다. 확실히 2~3월의 반등세가 실거래로 잡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주간 가격 동향의 경우 4월 중순 기준 2023년 누적 -5.48%, 수도권 -6.29%, 서울 -4.01%로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격의 경우는 하락폭이 더 커서 전국 -8.41%, 수도권 -11.04%다. 두 통계의 상이한 부분은 현상 인식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실거래지수가 시장을 보다 더 현실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면,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던 2022년 12월과 현재의 분위기가 다른 이유를 찾고 그 지속 여부를 봐야 할 것이다. 첫째 이유는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끝을 보이고, 이를 선반영해서 시장금리가 낮아진 것을 꼽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금리는 자산가격과 역상관 요소로 작동하는데, 부동산의 경우 임차료가 동일하고 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이 금리에 기반한다고 가정할 시, 기준금리 50bp의 인상효과는 자산가격 12~15% 하락과 유사하다. 가령 연 2400만원/4.0%의 경우와 연 2400만원/4.5%의 경우 전자는 6억원이며, 후자는 5억3000만원 정도가 된다. 요구수익률이 상승해서 2400만원/5.0%라면 4억8000만원이 되는데 이는 20% 하락으로 이어진다. 단, 이때의 요구수익률은 시장금리 변화에 무조건 일치된다기보다는 장기적 추세로 볼 필요가 있다.
하반기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바닥을 찍었고 강세로 전환한다는 측에서는 금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시장금리는 내려오고 있고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본다면, 분모가 작아지고 매매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는 것이다. 반대로 하반기 둔화를 보는 측에서는 성장률에 중점을 둔다. PF위기나 다른 요인으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임차료 성장률의 둔화세가 나타나고 이것이 매매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우리나라 성장률이 내려가는 부분을 아직 덜 반영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한국은행은 국내 GDP 성장률이 올해 1.6%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은 1.1% 이하로 볼 정도로 우려하고 있고, 일부는 1.0% 미만과 같은 극히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경기둔화가 온다면 소득에 부담이 되고, 이로 인해 성장률에 둔화가 오면서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견해가 대립한다.
2023년 우리나라 가계는 거시경제적, 주택시장적, 금리 외 성장률을 고려한 다양한 변수들을 모두 염두에 두고 의사 판단을 해야 한다. 만약 통계 하나만을 봐야 한다면, 금융위원회가 매월 발표하는 가계대출 통계를 추천한다. 가계대출은 결국 집을 사야겠다고 판단하고 대출을 더 늘려나가기 시작할 때 증가하는데, 현재는 실거래 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2023년 3월 기준 -18조원에 이를 정도로 가계는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시장을 아직은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하반기 가계의 보수적 대응이 공격적으로 바뀌려면, 성장률-금리-미분양해소-경기 등 여러 부분에서 확실한 근거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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