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실적 주시하며 혼조 마감…나스닥 0.04%↓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8일(현지시간)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시하며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55포인트(0.03%) 하락한 3만3976.6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55포인트(0.09%) 높은 4154.8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1포인트(0.04%) 떨어진 1만2153.41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헬스, 통신, 유틸리티, 부동산 관련 주를 제외한 7개 업종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골드만삭스는 1분기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전장 대비 1.70% 하락 마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예상을 웃돈 실적에 0.63% 올랐다. 존슨앤드존슨은 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2.81% 밀렸다. 엔비디아는 HSBC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두단계 상향하면서 2.46% 뛰었다. 장 마감 직후 실적을 공개하는 넷플릭스는 0.29% 올라 정규장을 마쳤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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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투자자들은 1분기 기업 실적을 주시했다. 골드만삭스, BoA, 존슨앤드존슨 등이 개장 전 실적을 발표했다. CNBC는 "투자자들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위해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파산이 업계 전반에 충격을 준 만큼 금융 부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oA를 비롯한 미 4대 은행들이 고강도 긴축과 SVB발 중소은행 위기 속에서도 나란히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에서는 월가 투자금융 위주인 골드만삭스가 소매금융 비중이 높은 4대 은행과 달리 금리인상 효과, 중소은행 예금 유출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시장 위축으로 기업공개(IPO), 채권발행, 채권·주식 거래 등이 급감한 것도 여파를 미쳤다.


넷플릭스는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다. 테슬라도 다음날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금융 데이터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500 상장기업의 전체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줄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 최대 낙폭이다. 최근 고용, 인플레이션, 소비 등 지표들은 잇달아 시장 전망을 하회하며 경기 둔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내놓을 2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주목할 만하다. Fed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19일 공개된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수석시장애널리스트는 "오늘의 분위기는 실적 우려에 대한 것이지만, 긴축에 대한 두려움이 곧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87%가량 반영하고 있다. 이후 금리를 동결하고 하반기 중 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가장 우세하다.


이와 관련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에 출연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한 번 더 움직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5월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를 올리고 긴축 사이클을 끝낼 것이란 메시지다. 보스틱 총재의 발언처럼 Fed가 0.25%포인트 인상 후 금리를 동결하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8월 이후 최고치인 5~5.25%가 된다. 앞서 Fed가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올해 연말 금리(중앙값 5.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보스틱 총재는 이후 추가 인상 또는 인하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보스틱 총재는 "예상대로 지표가 나오면 꽤 오랫동안 그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며 "그 지점에 일단 도달하면 올해 남은 기간과 2024년까지는 경제를 모니터링하는 것 외엔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아 고려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Fed 내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외신 인터뷰에서 하반기 경기침체가 닥칠 것 같지는 않다며 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앞서 불러드 총재는 올해 기준금리가 5.5~5.75%까지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날 공개된 주택 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월 신규주택 착공 허가건수는 전월 대비 8.8% 줄어든 141만3000채를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 예상치인 145만채를 밑도는 수치다. 신규 주택 착공건수는 0.8% 감소한 142만채에 그쳤으나, 시장 전망(140만채)은 소폭 상회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높은 금리,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미국인 10명 중 7명가량이 미 경제를 비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CNBC가 공개한 전미경제조사 결과 응답자의 69%는 현재와 미래 미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해당 조사가 실시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미 경제가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거나, 이미 1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57%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4.21%선을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3%이상 낮은 101.7선을 기록 중이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022년1월 이후 최저수준인 16선으로 내려갔다.


국제유가는 보합세로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센트(0.04%) 오른 배럴당 80.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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