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참을 수 없는 고객 갑질 '카스하라'

'카스하라(カスハラ)'는 고객이 판매자에게 잘못이 없음에도 야단을 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본판 고객 갑질을 지칭하는 용어다. 고객의 일본식 영문 발음인 '카스타마(customer, カスタマ)'와 괴롭힘을 뜻하는 '해러스먼트(harassment, ハラスメント)'의 앞부분을 따 합성한 단어다.


일본 아키타현 노시로시의 버스회사 '다이이치(第一) 관광버스'는 지난달 아키타현 지역신문에 '그 불만, 지나친 것 아닌가요?'라는 제목으로 지면광고를 실었다. 광고의 내용은 일본 열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버스회사에 대한 홍보가 아닌, 진상 고객을 고발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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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는 "최근 몇 년간 사소한 일로 불합리한 클레임을 넣거나 과도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이 있다"면서 "우리 회사 잘못으로 사과하는 경우도 있지만, 블랙박스로 확인해 잘못이 없음을 해명해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고객도 많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다이이치 버스회사는 운전사와 상담원을 포함해 총 22명의 작은 인원으로 고객 갑질을 버티기가 어려워 지면에 광고를 실었다. 차비를 안 내고도 되레 호통만 치거나, 운전이 거칠지 않은 기사에게 운전이 거칠다는 이유로 해고를 요구하는 등 다양한 고객의 갑질에 광고로 항의한 셈이다. 이 광고는 순식간에 12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일본 사회에서 '카스하라'가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일본 후생노동성은 "폭력, 폭언, 도게자(무릎을 꿇고 앉아 이마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는 행위)를 강요하는 클레임, 지나친 것 아닙니까?"라는 내용의 포스터 등을 게재하며 카스하라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객 갑질' 해소는 자영업자나 서비스직 종사자들의 숙제다.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 등 규모가 큰 기업은 법적 대응이라도 할 수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악성 댓글 등을 우려해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2020년 알바생 227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5.5%가 근무 중 갑질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갑질 경험을 안겨준 장본인은 '고객'이라는 응답이 68.6%에 달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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