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 MBC가 예능프로그램에 2004년, 2007년, 2016년 총 세 차례 음주운전에 적발된 가수 호란(43·최수진)을 출연시켜 뭇매를 맞고 있다.
호란은 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 3라운드에서 탈락한 '펑키한 여우'로 모습을 드러냈다.
'복면가왕'은 가면을 쓴 출연자가 정체를 숨기고 노래 경연을 치르는 프로그램으로, 탈락 후 가면을 벗기 전까지 가창자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이날 3라운드에서 탈락해 가면을 멋은 호란은 "따뜻한 응원 덕에 용기 내서 끝까지 서 있을 수 있었다"며 "곧 새로운 싱글(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래하면서 행복했다. 조만간 공연으로 인사하겠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음색 퀸 호란 무대에서 다시 만나요'라는 자막을 삽입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온라인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란의 출연을 비판했다. 일부 시청자는 "음주운전 할 용기와 프로그램에 출연할 용기를 구분하라" "범죄자의 복귀를 돕는 방송" "왜 이렇게 음주운전에 관대한가"라고 의견을 냈다.
앞서 호란은 3번 음주운전에 적발된 바 있다. 2016년 9월29일 오전 5시40분께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몰고 성수대교 남단 인근에서 3차선 도로 길가에 정차돼 있던 성동구청 청소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당시 청소 차량 운전석에 차고 있던 환경미화원이 전치 2주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호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01%였다.
이 사고로 호란은 음주운전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 취득이 2년 제한됐으며, 700만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호란은 2004년과 2007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다.
지난 8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60대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어린이 4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한 9세 초등학생이 숨졌다.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이날 MBC는 '복면가왕' 이후 송출한 8시 뉴스에서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는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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