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캐나다우주국(CSA)은 3일(현지시간) 우주선을 타고 달 궤도를 돌고 오는 2단계 임무를 수행할 우주비행사 4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진행되는 달 유인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다. 남성 후보 중에는 2020년 NASA 우주비행사로 뽑힌 한국계 의사 출신 조니 김 씨(38)가 포함됐지만, 최종 선발은 되지 못했다.
김 씨는 미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한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 출신이다.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샌타모니카에서 고교를 마치고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샌디에이고)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이후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매사추세츠주 하버드대 제휴병원과 보스턴에서 종합병원 의사로 일하다 해군 특전단(네이비실)에 입대해 특전훈련을 소화했다. 전투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미군에게 수여되는 훈장 중 세 번째로 높은 컴배트V 실버·브론즈 메달(무공훈장)을 받았다. 특히 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대학에 진학해 2016년 의사가 됐는데, 작전 수행 중 전우가 죽는 것을 보며 무력감을 느껴 의사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2017년 NASA에 들어온 그는 약 2년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위한 훈련을 마치고 우주비행사로 선발됐다. 경쟁률은 1만8300대 1이었다.
한국계 최초로 NASA 주비행사 프로그램을 수료한 조니 김은 2021년 6월 NBC7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부모님이 한국계 이민자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나는 두 세상 사이를 오갔다. 낀 세계에 사는 것 같았다"면서 "고등학교 시절 자신감이 별로 없었다. 꿈도 없었다. 내 인생 최악의 시기였다"고 말했다. 또한 학대를 일삼던 아버지가 입대를 앞둔 2002년 2월 술에 취해 총기를 난사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이민자 출신이라는 꼬리표와 가정폭력 등 끔찍했던 상황을 모두 이겨내고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조니 김은 비록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최종 선발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당시 김 씨가 보여준 도전 정신은 증오범죄 급증으로 침체에 빠진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큰 울림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번 아르테미스 2단계 임무는 전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중 우주비행사들을 태우고 가는 첫 유인 비행이다. 바네사 와이치 NASA 존슨우주센터 국장은 이날 "'아르테미스 2단계' 요원들은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달 근처로 비행하는 인류가 될 것"이라며 "최초의 여성과 최초의 유색인종, 최초의 캐나다인이 포함됐으며 4명의 우주비행사 모두 인류의 최선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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