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올림픽열고 거미줄로 옷 만들고" 나이키가 상상한 50년 후 세상

나이키 "어쨌든 결승선은 없다" 책 출간
2073년 우주서 스포츠 즐기는 미래 상상

무중력 공간인 우주에서 축구를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포르투갈의 유명 축구 스타 루이스 피구와 7명의 아마추어가 고도 6166m 상공의 특수 항공기에서 4대4 미니축구 게임을 한 적 있다. 선수들은 온몸이 붕붕 뜨는 상황에서 몸을 고정하려 천장에 달린 봉을 붙잡고 공을 차고, 마치 컬링 스톤을 밀듯 동료를 골대 방향으로 밀어 헤딩해 골을 넣는다. 속도감 넘치는 지구의 축구 경기와 달리 느릿느릿 움직이지만, 그만의 매력이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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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 2월 출간한 책 '어쨌든 결승선은 없다(After all, there is No Finish Line)'에서 지금으로부터 50년 뒤인 2073년 '우주 올림픽(Offworld Games)'이 열릴 수 있다고 상상했다.

이 책은 나이키의 향후 50년을 상상력을 동원해 작성한 책으로, 나이키의 존 호크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미래학자 제프 마노, 작가 샘 그로우가 참여했다. 마노의 사변 소설과 함께 그로우 작가가 나이키 디자이너와 과학자, 엔지니어, 연구원, 리더 등 10여명을 인터뷰해 작성한 에세이가 담겼다.


저자들이 상상한 우주 올림픽은 무중력 상태로 이뤄지는 신종 스포츠 경기다. 이들은 단편 소설을 통해 50년 뒤에는 행성의 슈퍼스타들이 중력의 방해를 받지 않고 체조, 클라이밍, 레슬링, 무술을 결합한 운동을 하는 올림픽과 비슷한 스포츠 행사를 할 것이라고 봤다. 이 상상 속 행사는 나이키의 '플래그십 궤도 시설'에서 개최된다.


이와 함께 나이키는 화성 등을 여행할 때 입을 수 있는 우주복 라인도 내놓을 수 있으리라 봤다. 지금은 우주여행을 가는 사람이 극소수이지만 50년 뒤에는 보편화돼 우주 공간으로 여행 갈 때 입는 우주복을 나이키에서 사서 입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주 공간에 흩어져 있는 잿가루 같은 우주먼지를 활용해 축구공을 만든다거나 우주 공간에서 형성된 금속으로 만든 야구 방망이가 등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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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안에서는 50년 뒤쯤에는 거미줄로 만든 옷이나 흑요석으로 만든 성분이 나올 수도 있다고 봤다. 산호초도 미래의 섬유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상상도 내놨다. 나이키는 현재 탄소 생산을 줄일 수 있는 섬유 등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저자들은 "옷이나 신발을 꿰매는 대신 직접 재배하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 않은 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키는 50년 사이에 다양한 직업군이 회사에 들어올 것이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인지 탐색가, 인사이트 구축자, 스포츠 신경과학자, 인공지능(AI) 언어학자, 동기를 부여하는 심리학자, 센서 디자이너, 영양 코치 등이 대표적이다. 나이키가 몸의 움직임 등에 초점을 맞춰 상품을 만들어온 만큼 행동 심리학에서 다루는 게임화, 넛지 이론 등 다양한 내용을 확인하고 이와 관련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호크 CDO는 책 서문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면서 "지난 50년간 우리는 운동선수들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애를 써왔다. 이것이 우리를 항상 앞으로 나가게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책 제목인 '결승선이 없다'를 언급, "스포츠와 디자인의 무한한 잠재력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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