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금리가 내리면서 금리 4%대 가계대출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금리 5~6%대 비중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단이 이제 3%대까지 내려갔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예금은행 금리 수준별 여신 비중'을 보면 지난 2월 은행에서 신규 취급한 대출금액을 100으로 뒀을 때 이 중 금리 '4~5% 미만'이 60.9%를 차지했다. '5~6% 미만'은 20.6%, '6~7% 미만'은 8.2%에 그쳤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불안정해지며 시중은행 금리가 급격히 올라갔던 11월에 대출금리 비중을 살펴보면 '5~6% 미만'(37.1%)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4~5% 미만'(28.6%)과 '6~7% 미만'(11.3%) 순이었다. 최근과 비교하면 당시엔 5%대 금리 비중이 훨씬 높았다.
4% 대출이 많아졌다는 건 그만큼 금리가 내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꺾일 것이란 전망을 타고 채권시장이 안정됐고,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내린 게 배경이 됐다.
지난 3월 말부터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까지 내려가더니 지금까지 이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3일 기준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 주담대 혼합형 금리(5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상품)는 3.69~5.94%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대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작년 2월 이후 1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라며 "신용대출 금리도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 달 전만 해도 5% 후반~6% 후반이었던 신용대출 금리는 5% 초반~6% 초반으로 떨어졌다.
은행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금융공사에서 운영하는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정책금융상품을 알아보던 금융소비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이달 금리는 일반형이 4.15~4.45%, 우대형이 4.05~4.35%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금리가 낮은 편이라 인기가 높았지만, 이제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3%대인 것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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