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내달부터 또 감산…"유가 10달러 더 오를 것"

내달부터 하루 116만 배럴 규모 감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 OPEC+(플러스)가 내달부터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에 들어간다. 이번 자발적 감산은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실행되는 것으로 총 감산 규모는 전 세계 수요의 3.7% 정도다. 산유국들이 지난해 말부터 감산 방침을 고수하면서 미국 등 서방에서는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내달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생산량이 하루 50만 배럴(bpd)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인 감산은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예방적으로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도 5월부터 연말까지 14만4000bpd 감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국영 WAM 통신은 이번 자발적 감산이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에너지 아스펙트의 연구책임자인 암리타 센은 이번 추가 감산에 대해 "수요 감소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라크도 이날 하루 21만1000bpd 감산 계획을 발표했고, 쿠웨이트(12만8000bpd), 오만(4만bpd), 알제리(4만8000bpd), 카자흐스탄(7만8000bpd)도 자발적 감산에 동참했다. 설비 부족으로 이미 기준치에 못 미치는 원유를 생산하는 회원국들은 이번에 자발적 감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3∼6월 50만bpd 감산을 예고한 러시아는 감산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책임 있는 원유시장 참가자로서 러시아는 올해 연말까지 50만bpd 자발적 감산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발적 감산은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실행되는 추가적인 조치다.


OPEC+가 지난해 말부터 감산 방침을 고수하면서 미국 등 서방에서는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즉각적인 유가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투자회사 피커링에너지파트너스는 이번 감산 조치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가량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고, 석유 중개업체인 PVM은 주말 이후 거래가 시작되면 즉각적인 가격 급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산유국들의 잇따른 감산 발표는 오는 3일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졌다. 앞서 지난 2월 OPEC+ 감시위원회는 하루 200만 배럴 감산 방침을 유지하라고 산유국들에 권고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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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한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사우디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OPEC+의 추가 감산 조치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사우디 간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우방이었던 사우디가 잇단 감산 조치로 러시아 편에 서면서 신냉전 구도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OPEC+는 지난해 10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200만bpd의 대규모 감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OPEC+ 회의가 열리기 전 사우디를 상대로 감산을 하지 말아 달라는 압박을 가해 왔다.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증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직접 만나 증산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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