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존중한다면서…美 할리우드 인종·성별 편향성 여전

개봉작 중 유색인종 비율 여전히 낮아
블록버스터 영화 '백인 남성 감독 선호'

미국 할리우드가 다양성 수용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인종 편향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외신들이 ‘UCLA 할리우드 다양성 보고서’(UCLA’s Hollywood Diversity Report)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개봉작 중 유색인종이 30% 이상 등장한 영화는 57%에 불과했다.

개봉작 가운데 유색인종이 주연배우를 맡은 영화는 22%였으며, 감독과 작가는 각각 17%와 12%였다. 여성 주연과 감독 비율은 39%, 15%에 그쳤다.


아시아계 감독과 배우들이 주축이 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 원스’가 올해 아카데미 등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었지만, 여전히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 원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 원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비롯해 출연 배우의 31~40%가 유색인종으로 구성된 극장 개봉작은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유색인종이 11% 미만인 영화의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작품의 유색인종 비율은 개봉작보다 훨씬 높았다. 유색인종 출연 비율이 30% 이상인 영화가 64%에 달했다. 다만 이는 저예산 영화가 대부분이었고, 인기작 가운데 유색인종이 출연한 비율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해당 보고서는 “제작사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블록버스터 영화에는 백인 남성 감독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유색인종 감독이 연출한 스트리밍 영화는 76%가 예산이 2000만달러 미만이었으며, 백인 여성이 감독한 영화의 56%도 2000만달러에 미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애나-크리스티나 레이몬은 “다양성이 일시적이거나, 어느 순간 갑자기 줄어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성 수용이 주요 열쇠”라며 “이제는 앞으로 나아갈 때”라고 덧붙였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