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둔화 추세를 보이면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을 전망하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이달 3.9%로 소폭 하락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3.9%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7월 4.7%까지 치솟았다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3.8%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1월 3.9%, 2월 4.0%로 상승세를 보인 뒤 이달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황희진 통계조사팀장은 "가공식품·외식비·서비스·교통요금 등의 인상폭이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 유가가 하락했고, CPI가 전반적으로 내려오면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저효과로 하반기 물가가 내려갈 것이라는 뉴스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한은은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2500가구(응답 2372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물가 상승폭 둔화와 마스크 전면 해제 등에 따른 일상 회복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3월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로 전월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6월(96.7)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주요 개별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숫자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금리수준전망CSI(120)는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기조와 고물가 지속 등으로 7포인트 상승했다. 황 팀장은 "금리수준 전망은 3월 초 미국 등 글로벌 통화정책 관련 긴축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 금융불안정으로 인상 기대가 꺾이면서 변동폭이 컸다"면서 "아직은 금리가 올라갈 여지가 있다는 응답이 많으면서 넉 달 만에 상승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 가격 전망 CSI(80)는 주택시장이 여전히 부진한 편이나 주택가격 하락폭 축소,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9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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