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재원에 엄중 경고…홍준표 "실언이 일상화, 제명해야"

김기현 대표, 페이스북에 "부적절한 판단"
허은아·김웅 등 비윤계 의원들 날선 비판
홍준표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해라"

국민의힘이 극우성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 최고위원에 대한 제명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이제 겨우 체제를 정상상태로 재정비하고 새 출발을 하는 단계"라며 "여당이라지만 소수당이니 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매사에 자중자애해야 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혹시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는 특정 인물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김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발언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출장 중 북미주자유수호연합 주최 강연에서 "우파진영은 사실 행동하면서 활동하는 분들이 정당에 잘 없었는데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해서 그나마 광화문이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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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경희대학교에서 학생들과 '1000원 아침밥'을 먹은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자신의 주장인 것 같다"고 했고, 국회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한 뒤에는 "부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성원 의원을 윤리위에 직권 제소했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김 대표는 "거기까지 하자"며 답변을 피했다.


김 대표가 직접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김 최고위원의 잇따른 극우 발언에 따른 논란을 초기에 잠재우고, 극우 세력과 거리 두기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당을 빨리 안정화시켜야 하는데 자꾸 다른 것으로 구설수가 나니 정리하는 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이달 12일 열린 전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서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 정신 수록을 반대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당시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개인적 의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분위기나 성격 상 진지한 자리는 아니었을 거라고 짐작되지만, 적절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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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도 김 최고위원에 대한 쓴소리가 나온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가장 먼저 나섰다. 허은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우파 진영 천하통일'이라니 도대체 이런 식으로 내년 총선은 어떻게 이기겠다는 거냐"며 "'수석' 최고위원의 분별 없는 행동과 발언이 일반 당원과 국민들에게 보수의 전부인 것처럼 보여질까 너무 두렵다"고 적었다. 김웅 의원도 "미국에서 귀국하는 전두환의 손자는 5·18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겠다고 한다. 미국으로 건너간 당심 100% 최고위원은 5·18 정신을 지우겠다고 하는 자가 천하통일했다고 한다"며 "어떤 여행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다른 여행은 역사를 전진하게 할 것"이라고 썼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제명'까지 언급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해라. 한두번 하는 실언도 아니고 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당헌에 수석최고위원이란 말도 없고 똑같은 최고위원인데 자칭 수석 최고위원이라고 떠들고 다니고 그런 식견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정무수석을 했으니 박 전 대통령이 망하지 않을수 있었겠나"며 "총선에 아무런 도움 안된다. 그냥 제명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2021년 대선 예비후보 시절부터 대구시장 경선까지 김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어왔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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