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품은 용인]"돈 있어도 못 사" 매물 실종…지급보증 건설사는 초대박

남사·이동읍 몇 년 사이 땅값 2~3배 올라
예정지 주변 경매(토지) 물건 등 매물 자취 감춰
이동지구·남사복합신도시 등 개발도 탄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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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품은 용인이 들썩이다 못해 하늘로 치솟았다. 지난 15일 정부가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이하 국가산단) 조성 예정지로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과 이동읍 일대를 선정했다는 발표를 내놓자 매물로 나왔던 주변 토지들은 종적을 감췄다. 시세보다 돈을 더 주고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


부동산 시장 침체도 딴 세상 이야기다. 이동읍에서 주택사업을 추진하다 분양 시기를 놓쳐 걱정이 컸던 개발업자와 지급보증에 나섰던 건설사는 하루아침에 초대박이 났다.

전화 문의는 하루에 수십통, 매물 없어 거래도 조용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예정지로 선정된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일대 전경.[사진=차완용 기자]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예정지로 선정된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일대 전경.[사진=차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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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찾은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과 이동읍 일대는 겉으로는 조용했다. 오히려 도로 곳곳에 국가산단 조성 철회를 요구하는 원주민들이 내건 현수막만 눈에 띄었다. 원주민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삼삼오오 모인 자리엔 온통 국가산단 조성 이야기로, 기대보다는 걱정이 큰 분위기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평생 살아온 이곳을 떠나 어디에 가서 살라고 하냐"며 역정을 냈다.

국가산단 예정지 주변에 있는 공인중개업소 3~4곳을 돌았지만, 나오는 이야기는 비슷했다. 전화 문의가 하루에 수십통 오고 직접 찾아오는 이들도 많지만, 매물이 없다고 했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19년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부지(처인구 원삼면 일원) 선정 영향으로 2022년 상반기까지 남사읍과 이동읍도 땅값이 2~3배가량 올랐었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이제는 완전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정지 주변에 토지를 갖고 있던 토지주가 팔아달라고 매일같이 연락하다가 정부 발표 이후 곧바로 매물을 거둬들였다"며 "지금은 예정지 주변 토지는 매물이 아예 없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토지건물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이동읍에서 거래된 한 토지(176평)의 경우 3.3㎡당 매매 가격은 242만원으로 2006년 거래 당시 80만원에 비해 약 3배가량 올랐다. 현재는 매물로 나온 토지가 없는 상태다. 또 이 지역 토지 경매 물건의 경우 2022년도에 12건이 나왔는데, 현재는 모두 경매가 취소된 상태다. 직거래로 거래가 됐거나, 물건 소유자가 채무를 정리하고 걷어 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개발 호재 한가득, 멈췄던 개발사업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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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선정 발표는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용인 지역의 각종 개발 사업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일대 부동산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이동읍 행정복지센터 부근에서 진행하던 이동(송전)지구 도시개발사업(1360가구 규모)이 부동산 침체로 지지부진했는데, 이번 국가산단 발표로 힘을 받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공사 및 금융권의 부도와 파산 등으로 십수 년째 표류했던 사업지다. 이후 2021년 우여곡절 끝에 토지매입 문제를 해결하고 GS건설이 지급보증을 서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어왔다.


그러나 이번 국가산단 개발로 분위기가 바뀌었고 사업성이 담보되는 만큼, 여유를 가지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이동지구 도시개발사업 맞은편 부지도 1000가구가량의 주택개발사업이 추진 중인데, 이곳 역시 이번 국가산단 발표로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국가산단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이동지구 일대가 국가산단의 배후 주거지역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산단 북측에 위치한 용인테크노벨리 첨단산업단지 위로 제2용인테크노밸리 일반산업단지(덕성제2산단)가 조성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곳으로 국가산단 예정지에 들어선 공장 및 물류 창고가 이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 국가산단 예정지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남사읍 서쪽(통삼리, 봉명리, 봉무리 일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남사복합신도시(650만㎡) 개발도 본격적인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곳 역시 지난 2008년부터 공영개발 방식의 택지개발사업을 추진됐던 곳이었으나,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사업은 장시간 표류했다. 현재는 용인시가 ‘2035년 용인도시기본계획’으로 남사복합신도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편, 정부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이동읍 일원에 710만㎡ 규모의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이곳에 삼성전자가 용인 클러스터에 5개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짓는 등 총 300조원을 투자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원에 415만㎡ 규모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기로 하고 사업을 차분히 진행하고 있다. 예정 투자비는 121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들 계획이 일정대로 실현되면 용인시는 2042년 세계 최대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를 보유한 도시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용인=차완용 기자





용인=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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