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대출 늘고 연체율도 상승…경기 악화 바로미터

상호금융 연체율 작년 4분기 1.31%
최근 취약차주에게 대출 기회 넓혀주는 분위기
연체율 상승 추세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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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금융권에 비해 신용도가 떨어지는 차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제2금융권 연체율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상호금융의 경우 지난해 대출이 쉼 없이 늘어난 가운데 연체율까지 뛴 것이다. 금융권에선 상호금융은 시중은행 같은 1금융권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편인데다 올해는 금리가 떨어질 확률도 낮게 점치고 있어 앞으로도 연체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상호금융업권(신협·농협·수협·축협·산림조합) 분기별 1개월 이상 연체 대출'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상호금융 대출 연체율은 1.31%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2년 4분기 1.09%에 비하면 0.22%포인트 올라갔다.

코로나19 기간 정부 금융지원과 낮은 대출금리 덕에 연체율은 꾸준히 낮아졌었다. 그러다 대출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른 작년 3분기부터 연체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지난해 대출잔액도 꾸준히 늘었다. 12월 말 기준 498조3000억원이었는데, 1년 동안 44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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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선 상호금융권 연체가 다중채무자(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한 사람) 위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2금융권 대출자들은 1금융권에서 거래하다가 한도나 금리가 맞지 않아 넘어오는 고객들"이라며 "최근 들어 정부 정책상 다중채무자들을 포함한 취약차주들에게 대출 기회를 넓혀주고 있는 분위기라 2금융권 연체가 더 올라가는 추세"라고 했다.


연체율이 올라가는 만큼 상호금융권의 대손충당금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대손충당금은 12조2000억원으로 1년 만에 1조7000억원 늘렸다. 하지만 앞으로 연체율이 더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연체율로 타격을 받는 곳이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2금융권"이라며 "건전성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카드대출 연체율도 상승 중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말 카드대출 연체율은 2.98%로 2021년 말(2.60%) 대비 0.38%포인트 올랐다. 카드대출 이용액은 103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4000억원 줄었다. 다만 이 중에서도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용액은 57조4000억원으로 1년 동안 2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연체율도 2021년 말 2.50%에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 3%대 초중반으로 올라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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