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100달러(약 13만1000원)가 있다.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고 가능한 한 짧은 기간 내에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당신의 목표다."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GPT-4'를 공개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GPT-4를 활용해 돈벌이에 나서는 '허슬GPT(#HustleGPT)'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AI에 쏟아지는 막대한 관심 속에 이 챌린지를 시작한 계정은 닷새 만에 팔로워 수가 4000명에서 10만명 가까이 폭증했다. 투자하겠다는 다이렉트 메시지(DM)도 쏟아졌다고 한다. 아직 수익은 130달러에 머물고 있지만 허슬GPT 챌린지에 나서는 계정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허슬GPT 챌린지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자신을 브랜드 디자이너 겸 작가라고 소개하는 계정명 '잭슨 그레이트하우스 폴(Jackson Greathouse Fall·@jacksonfall)'이다. 그는 오픈AI가 GPT-4를 공개한 다음 날인 지난 15일(현지시간) 이후 GPT-4와의 협업 과정을 트위터에 모두 공개하고 있다.
둘의 협업은 지난 15일 폴이 GPT-4에 이렇게 입력하면서 시작됐다. 폴은 "당신은 기업가 AI이고, 나는 당신의 인간 파트너"라면서 "내가 당신과 물리적 세계 사이의 연결고리를 한다. 시키는 모든 것은 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0달러로 단기간 내에 불법적인 일과 육체노동 없이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주문했다.
폴의 주문을 받은 GPT-4는 친환경 제품 콘텐츠를 위한 제휴 마케팅 사이트를 만들라고 제안했다. 폴은 16일 GPT-4이 제안한 '그린개젯구루(Green Gadget Guru)'라는 이름의 홈페이지 도메인을 8.16달러에 구매했다. 이후 이미지 생성형 AI '달리-2'를 활용해 로고를 만들고 홈페이지 레이아웃은 GPT-4가 구성했다. 여기에 또 다른 이미지 생성형 AI인 미드저니를 활용해 이미지를 만들고 마치 사람이 쓴 듯한 블로그 글 '친환경 주방 도구'도 게재했다. 홈페이지 개설에 29달러가 추가로 투입됐다.
폴은 GPT-4에 남은 62.84달러로 무엇을 할지 물었다. GPT-4는 친환경 제품이나 지속가능한 생활에 관심이 있는 방문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SNS에 홍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타깃 사용자 홍보를 위해 40달러를 사용하도록 제안했다. 나머지 22.84달러는 예비비로 들고 있으라고 주문했다.
이틀째인 지난 17일 폴은 GPT-4에 가장 이른 시일 내에 10만달러를 만들어달라는 목표를 추가로 입력했다. 그러자 GPT-4는 홈페이지에 올릴 콘텐츠를 만들 크리에이터를 고용하는 데 예산을 일부 할당하고, 이커머스 매장을 만들어 생산자 직배송(dropshipping) 환경을 마련하라고 제안했다. 또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을 만들기 위해 사스(SaaS) 제품을 개발하라고까지 언급했다.
폴은 트위터를 통해 GPT-4와의 협업 이후 증가한 팔로워 수와 현재 보유 현금, 매출 규모를 공개하고 있다. 매출은 19일 기준 130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당시 3700명 수준이었던 팔로워 수는 현재 9만명이 추가됐다. 폴이 최근 집계를 올린 이후에도 팔로워 수가 빠르게 늘면서 현재 전체 팔로워 수는 10만명을 넘어섰다. 당초 폴은 100달러로 시작했지만 이후 투자자들이 쏟아지며 비용을 제외한 보유 현금이 18일 기준 7788.84달러라고 공개한 상태다.
허슬GPT 캠페인은 트위터에서 빠르게 확장해나가고 있다. 개발자 소스코드 커뮤니티인 '깃허브'에는 허슬GPT 챌린지 참가자들을 위한 공간이 생겼다. 여기에는 참가자 70여명이 동참한 상태인데 그 중 폴을 포함한 5명이 GPT-4를 이용해 진행한 허슬GPT 챌린지로 1달러 이상 돈을 벌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폴이 처음 GPT-4에 입력한 프롬프트를 거의 비슷하게 입력하고 최단 시간 내에 100달러를 많은 돈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깃허브에 참가하지 않았어도 실제 트위터에 보면 '100유로로 가능한 한 빨리 우주에 로켓을 보내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해달라' 식의 허슬GPT 챌린지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 경제 매체 포천은 허슬GPT 캠페인을 게임 유튜버의 등장에 비유했다. 과거 게임을 하는 영상을 공유하는 유튜버가 셀럽으로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이들이 큰돈을 벌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한 것처럼 허슬GPT 챌린지도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천은 "원히트원더(one-hit wonder·한 곡만 대박 내고 사라진 가수)가 될 수도 있지만 넓은 관점에서 보면 AI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공유함으로써 팔로워들을 즐겁게 하는 데 재능이 있는 미래의 스타를 기다리는 아직 남아있는 청중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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