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청의 7급 직원이 "갑질 문화를 강화한 현 시장에 대해 다수 피해 공무원을 대표해 갑질 신고를 한다"는 폭로 메일을 다수에게 보내면서 시장을 상대로 100원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고 연합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청주시 A 주무관은 이날 오전 시청 내부 메일 망을 통해' 100원짜리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시작합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4500여명의 직원에게 발송했다. 메일에서 그는 "일과 성과 중심 구호에 대한 희망으로, 과중한 업무를 스스로 떠맡으며 희생했다. 하지만 철옹성 같은 기득권층 때문에 그에 알맞은 보상이나 인센티브는커녕 칭찬·격려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 주무관은 지난 9일 이범석 청주시장을 상대로 100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개한 소장에서 "뛰어난 업무성적에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괴롭힘의 원인 제공자는 시장"이라며 "시장부터 실적 중심이 아닌 '내 사람 중심', 특정 학교 출신 위주로 인사를 했다"고 말하면서 시가 인사 갑질 피해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A 주무관은 지난 2일부터 병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가족은 지난 6일 소속 부서를 방문, 혼합형 불안 및 우울병 장애 등 A 주무관이 앓고 있는 병명이 적힌 진단서를 제출하며 항의했다. A 주무관 가족은 ▲담당인 A 주무관에게 묻지 않고 '가옥수색 통지문'을 '가택수색'으로 바꾼 점 ▲7일간 휴가를 다녀왔음에도 '잘 다녀왔냐'고 하지 않은 점 ▲가택수색 관련 벤치마킹을 위해 구청 직원 등 11명이 2박3일 제주도로 다녀오려 했으나 과장 반대로 무산된 점 ▲과장이 숫자를 트집 잡아 결재가 순조롭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A 주무관의 부서장 B씨는 기자실을 찾아 "갑질을 한 적이 전혀 없다"며 A 주무관 측 주장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B씨는 '가택수색' 용어 변경에 대해 "공문기안자인 C 주무관에게 올해 공식 사업 명칭이 '고질체납자 가택수색'이어서 가택수색으로 통일하는 게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휴가 후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A 주무관이 휴가 가면서 인사하길래 '가족여행이냐?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다녀와서는 저에게 인사하지 않았고 저도 깜빡했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해 11월의 벤치마킹 결재 건은 청주시 가택수색 사업이 서울, 경기를 제외한 전국 최초라고 했는데 왜 제주도로 가야 하는지, 또 가택수사 업무와 연관이 없는 구청 직원들이 왜 가는지 의구심이 들어 2023년 성과를 보고 결정하자고 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숫자를 트집 잡아 결재가 어려웠다는 지적에는 "업무 특성상 숫자가 매우 중요한데 보고 문서에서 숫자가 몇 번 잘못돼 제가 (A 주무관을) 불러 물어 수정하도록 지시한 적이 있다"며 "A 주무관도 자료수정 후 '죄송하다'고 말하곤 했다"고 밝혔다. A 주무관 측은 주장의 논점과 요지를 수정한 다음 지난 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재진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 인사 부서는 "100% 만족할 수 없겠지만,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 임용령 인사 운영 기본계획과 민선 8기 일과 성과 중심 원칙에 따라 기준을 잡고 인사를 했다"며 "A 주무관 측이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따져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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