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환이 입었던 서구식 군복 문화재 된다

'안성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기념성당'은 문화재로 관리

문화재청은 '민영환 서구식 군복'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15일 전했다.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민영환(1861-1905)은 조선말 문신이자 대한제국 개화 관료다.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죽음으로 항거했다. 서구식 군복 제도는 1895년 '육군 복장 규칙(육군복의 종류와 복장별 구성 품목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시행됐다. 민영환이 입었던 군복은 1897년과 1900년에 개정된 '육군장졸복장제식(품목별 형태를 정한 규정)'에 따라 만들어졌다. 문화재청 측은 "예모·대례의·소례견장·대수 등 구성요소를 대부분 갖추고 있어 복식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이 소유한 '안성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기념성당'을 문화재로 관리하기로 했다. 김대건(1821~1846) 신부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성당과 묘역이다.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에 있다.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안장된 곳으로, '미리내 성지'로 불린다.

김대건 신부는 1857년 가경자(可敬者·신앙과 덕행이 뛰어난 사람이 죽었을 때 내리던 칭호)로 선포되고, 1925년 시복(諡福)돼 복자품(福者品·성인으로 인정하기 전 공경할 수 있다고 교회가 인정하는 지위)이 됐다. 1984년 4월 내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다시 시성돼 성인위(聖人位)에 올랐다. '안성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기념성당'은 복자품을 기념해 고딕양식으로 지어졌다. 문화재청 측은 "한국 천주교의 발전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건물"이라며 "원형이 상당히 잘 유지돼 있고, 성당 앞에 있는 묘역들이 상징성과 장소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