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2420선이 무너졌다. 미국 긴축 장기화 우려가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지연되면서 증시가 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분간 시장은 미국 경제지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이틀 연속 하락…2410선까지 밀려
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82포인트(0.53%) 내린 2419.09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4.73포인트(0.58%) 하락한 809.22에 장을 마쳤다.
미국 긴축 우려 영향이 지속된 가운데 3개월마다 돌아오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변동성이 확대되며 지수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이 9731억원을 팔아치우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596억원, 5808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했지만 옵션만기일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되며 지수가 약세 전환했다"면서 "특히 테슬라 모델Y의 기계 결함으로 인해 미국 당국이 조사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최근 강세였던 2차전지주 전반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코스닥 2차전지 대표주들의 낙폭이 확대되며 주가 추가 하락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해 증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물가는 하락하며 리오프닝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날 발표된 중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동반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0.5%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 1.9%와 전월 2.1%를 모두 밑돌면서 지난 2022년 2월(0.9%)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제활동 재개에도 여전히 소비 회복 속도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2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1.4%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인 1.3%를 소폭 밑도는 것으로, 전월(-0.8%) 대비 하락폭도 확대됐다. 2020년 11월(-1.5%)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제 회복은 확실해 보이지만 강도와 지속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긍정적인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었지만 잔존하고 있는 대내적 문제와 대외적 경기 둔화는 중국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증시가 미국 물가 불안과 긴축 우려에도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었으나 리오프닝 효과가 지연됨에 따라 이같은 기대감도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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