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미래]한강 가로지른 최초의 다리 '한강철교'

한남대교, 유사시 한강 도강용으로 계획
마포대교는 여의도를 정치·경제 중심지로
월드컵대교·고덕대교(가칭) 포함 한강에 34개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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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가로지른 최초의 다리는 1900년 7월5일 준공된 한강철교다. 1896년 3월 미국인 제임스 모스가 한강 다리 부설권과 경인철도 부설권을 얻은 후 4년 만에 완공됐다. 한강철교 건설은 '한반도의 교통혁명'으로 불릴 정도의 대사건이었다. 1912년 9월 제2철교, 1944년 6월과 1994년 12월 추가 철교를 건설해 현재와 같은 네개의 철교가 됐다. 1994년에 이전 건설된 철교는 한국전쟁 때 파괴된 다리를 새로 복구한 것이다.


처음 사람이 다닌 다리는 '한강인도교'다. 철교 개설 17년 후인 1917년 10월7일 준공됐다. 1936년 현재의 타이드 아치형식의 다리로 개축됐고, 한국전쟁 때 파괴됐다. 1958년 복구했으며, 1982년 2월 기존 인도교 옆에 같은 형태·규모의 다리가 놓여 쌍둥이 다리가 됐다. 1984년 '한강대교(제1한강교)'로 이름을 바꿨다.

한강철교. 김현민 기자 kimhyun81@

한강철교. 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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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동과 천호동을 잇는 광진교는 1936년 10월 준공됐다. 한국전쟁 중 파괴됐다가 1952년 미군에 의해 응급복구됐고, 이후 1960년대 초까지는 한강에 다리가 건설되지 않았다. 지금 교량은 전면철거 후 2003년 11월 새로 지은 다리다. 광진교가 위치한 광나루는 충주를 거쳐 동래로 가는 길목이자 원주를 거쳐 동해안으로 빠지는 요충지였다. 1920년대 발동기선(發動機船)이 화물차나 버스를 실어날랐으나, 홍수가 나면 며칠이나 교통이 두절되는 불편함이 커지자 다리를 놓았다.

제2한강교라 불린 '양화대교'는 1965년 한강의 세 번째 도로교량으로 등장했다. 합정동과 당산동을 잇는 양화대교는 영등포·인천방면, 김포공항으로 가는 시간을 단축하는 서울의 서부 관문이다. 1982년 8차선으로 확장됐다.


혜은이의 '제3한강교'로 유명한 '한남대교'는 1966년 착공해 1969년 12월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개통됐다. 한남동과 신사동을 연결하는 한남대교는 당시 붐이 일었던 강남개발보다 군사적 필요성에 의해 건설된 다리다. 한국전쟁 때 겪은 한강 도강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유사시 서울시민 한강 도강용으로 계획됐다.


옛 서울대교인 '마포대교'는 한낱 비행장에 불과했던 여의도를 정치·경제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했다. 1968년 2월 착공, 1970년 5월 완공됐다. 1972년 7월 완공된 '잠실대교'는 서울 동부 변두리 교통망을 서울 도심을 거치지 않고 곧장 경부고속도로와 경수·경인·김포 등 강남 간선도로로 연결했다.

반포대교 무지개 분수.  반포대교는 세계 최대 교량분수로 2008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사진=아시아경제DB]

반포대교 무지개 분수. 반포대교는 세계 최대 교량분수로 2008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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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11월 완공된 '영동대교'는 서울 도심 인구 분산과 영동지구 개발을 위해 건설됐고, 1976년 7월 준공된 '천호대교'는 청계고가도로와 천호동을 이어주며 광화문에서 천호동까지를 승용차로 20분대 거리로 단축했다. 노후화된 광진교가 제 기능을 못하자 대체용으로 건설됐다.

1976년 준공된 잠수교와 잠수교 2층에 1982년 준공된 반포대교는 강남지구 개발을 촉진했다. 반포대교는 세계 최대 교량분수로 2008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반포대교 570m 구간 양측에 총 1140m에 380개의 노즐을 설치해 수중펌프로 끌어올린 한강물을 20m 아래 한강으로 1분당 190t씩 내뿜도록 설계됐다.


붕괴와 재시공이라는 아픈 상처를 지닌 성수대교는 1979년 10월 준공됐는데 성동구 왕십리 로터리에서 강남구 압구정동을 경유해 서울의 최남단 간선도로인 남부순환도로를 연결한다. 그러나 1994년 10월21일 붕괴돼 부실의 대명사로 낙인찍힌다. 1997년 8월 새로 만들었다. 성산동과 양화동을 연결하는 성산대교는 1980년 6월 준공됐다. 성산대교 개통으로 김포공항에서 광화문까지가 종전의 40분대에서 20분대로 크게 단축됐다.

1994년 10월21일 교량 중간이 끊어진 성수대교. [사진=아시아경제DB]

1994년 10월21일 교량 중간이 끊어진 성수대교.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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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교'는 최초의 민자 도입으로 화제를 모았다. 시공사인 동아건설이 공사비 225억원을, 서울시가 보상비 20억원을 부담했다. 1981년 10월 준공과 동시에 서울시에 기부채납돼 서울시 재산이 됐고, 동아건설은 20년간 통행료를 받기로 했었다. 개통 후 한 달간 무료통행, 그 후 유료통행으로 했으나, 유료통행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동아건설이 서울시에 헌납해 다시 무료통행하게 됐다.


1984년 12월 '동호대교'와 '동작대교'가 완공됐다. 동호대교는 지하철 3호선과 공존하는 복합교량이고, 동작대교는 서울 도심과 과천시를 연결함으로써 제2정부종합청사 접근과 지하철 4호선의 지지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국내 최초의 콘크리트 사장교인 '올림픽대교'는 88올림픽을 기념해 건설된 다리다. 1985년 10월 착공해 1990년 6월 준공된 한강의 16번째 교량이다. 다리 가운데 4개의 콘크리트 기둥은 88m(1988년) 높이의 주탑으로, 24쌍(24회 올림픽)의 강선으로 연결했다. 2001년 주탑의 꼭대기에 올림픽 성화를 연상한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밖에 잠실철교(1979년), 당산철교(1983년), 강동대교(1991년), 행주대교(1995년), 팔당대교(1995년), 김포대교(1997년), 서강대교(1999년), 방화대교(2000년), 청담대교(2001년), 가양대교(2002년), 일산대교(2008년), 미사대교(2009년), 마곡대교(2010년), 구리암사대교(2015), 월드컵대교(2021년), 고덕대교(가칭·2023년 개통 예정)까지 한강에는 총 34개의 다리가 놓였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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