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우 개인전 '당신의 아름다운 미래' = PKM 갤러리는 2023년 첫 전시로 이원우 작가의 개인전 '당신의 아름다운 미래'를 개최한다.
2017년 '내일 날씨 어때?' 이후 PKM 갤러리에서 6년 만에 진행하는 전시다. 작가는 단어와 물성을 조합한 신작 조각 40여점과 지난 5년간의 퍼포먼스 기록, 과도기 창작물들을 모은 작업 테이블 등 작업의 과거와 현재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이원우는 설치, 조각, 퍼포먼스, 영상 등 매체에 구분을 두지 않고, 삶에서 찾은 유머와 아이러니의 코드를 활용해 익숙한 현실에 가벼운 균열을 내고 일상을 새롭게 환기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는 불확실한 미래가 던지는 불안감을 웃음으로 상쇄하려는 작가의 바람을 담았다. 거대한 시류에 휩쓸려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불쑥 건네는 농담을 통해 잠시 마비시키고, 관객으로 하여금 별안간 웃음 짓게 만드는 식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Fat coke' 시리즈는 주변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콜라 캔을 탄산의 기포처럼 부풀어 오르게 한 작업이다. 특히 몸에 나쁘지 않을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는 문구, ‘Diet’가 쓰인 'Fat coke(Diet)'는 팽창과 감량, 무해함과 유해함 사이에서 코미디를 유발한다. ‘light’라고 적힌 육중한 돌,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balance’ 바위, 씁쓸한 맛이 날 것 같은 ‘candy’ 스톤을 포함한 'Heavy light' 시리즈는 논리를 파괴하고 실패시킬 때 비로소 웃음이 난다는 역설을 이야기한다.
이동성이 있는 바퀴와 알루미늄 소재로제작된 'If you're happy and you know it then your face will surelyshow it'는 시린 물성으로 엄숙한 화이트 큐브를 가로지른다. 작가가 마치 ‘코미디언’ 같다고 칭한 이 조각들은 통상적인 체계에 작은 흠집을 내며, 무형의 즐거운 감각을 촉발한다. 전시는 3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PKM갤러리.
▲김윤신 개인전 '더하고 나누며, 하나' =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은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개인전 '더하고 나누며, 하나'를 개최한다. 작가는 나무와 돌 등 자연 재료를 톱 등으로 직접 다듬어 재료의 속성을 최대한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석판화, 석조각, 목조각, 최근 한국에서 작업한 작품 등 70여점을 통해 작가 김윤신 작업의 변곡점을 짚는다. 전시제목 '더하고 나누며, 하나'는 작가가 1970년대 후반부터 일관되게 작품 제목으로 쓰고 있는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의 의미를 한글로 풀어낸 것이다.
1964년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 유학 시절 판화과로 전과해 석판화를 처음 접한 작가는 일반적인 판화지가 아닌 한국에서 보내온 한지에 석판화 찍기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작업 세계를 펼쳐왔다. 당시 최우수 학생 작품으로 선정돼 현지 TV 방송에도 소개된 '예감' 등의 작품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지난해부터 한국에 머물며 작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순을 눈앞에 둔 나이지만 작가는 오늘도 직접 톱을 들고 나무를 자르며 작품 활동에 매진한다.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작가는 1974년 선배 여성 조각가들과 함께 한국여류조각가회 설립을 주도하며 활동하다 1984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현지에 기반을 두고 활동해 왔다. 전시는 5월 7일까지, 서울 관악구 남현동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신미경 초대전 '시간/물질: 생동하는 뮤지엄' = 코리아나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며 국제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각가 신미경 초대전 '시간/물질: 생동하는 뮤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과 고미술이라는 이분법적 경계를 허물고, 동양-서양, 고전-현대를 교차시키며 새로운 의미를 더한다. 고전의 번역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가 전시장 곳곳으로 이어지는 점이 특징이다. 전시 제목인 ‘시간’과 ‘물질’은 작가의 작업과 뮤지엄(museum)을 관통하는 주요 개념으로, 전시에서 뮤지엄 공간은 작품의 배경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물질적 실체이자 다차원의 시간과 물질이 공존하는 다층적 구조로 작동한다.
신미경은 단독 작가로는 국내 최초로 박물관과 미술관, 두 공간의 4개 층에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하며 총 120점에 가까운 작품을 선보인다. 이 중 절반 이상인 70점이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하는 신작이다. 2018년 아르코 미술관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서울 지역의 미술관에서 개최되는 개인전이지만, 미술관 및 화장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어우러져 전시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이전 개인전과는 차별점을 지닌다.
1996년 런던 브리티시 뮤지엄(British Museum)에 처음 방문하여 그리스 고전 조각상을 보고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번역 시리즈'를 시작으로 신미경은 지난 30년 가까이 서양의 고전 조각상이나 동양의 도자기 등 문화적 유산을 ‘비누’라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재료를 통해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쉽게 마모되고, 녹아 사라지는 재료인 비누는 작가가 탐구하는 시간성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로 오랜 시간 활용돼왔다. 어떤 사물의 시간성과 기능성이 정지된 채 뮤지올로지(museology) 안에서 유물이 되는 과정은 비누의 본 기능에서 벗어나 예술 작품으로서 권위를 획득하고, 전시되는 작가의 작품세계와 맞닿아있다. 전시는 6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 스페이스씨.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