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롯데온의 유아동 패션 매출 신장률은 40%. 같은 기간 국내 유아동 패션 시장 매출이 12.8% 오른 것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성과다. 연말 선물과 신학기 수요가 집중된 지난해 12월엔 매출 70% 성장을 이뤘다.
선전의 중심엔 2013년부터 유아동 중심으로 패션MD 경력을 쌓고 있는 고연수 롯데온 유아동패션MD가 있다. 고 MD는 유아동 패션의 트렌드와 신상품 출시, 시즌 행사 등이 성인 패션 대비 2주가량 빠르다는 점에 착안, 한 템포 빠른 행사를 기획해 이같은 결과를 냈다. 그는 "2021년엔 물독을 채운다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소싱하는 작업을 했고, 지난해엔 채운 물독을 더 키운다는 전략으로 나이대 별로 선호 브랜드를 세분화해 '상반기 입점, 하반기 실적 가시화'라는 목표를 세워 움직였다"며 "이를 통해 롯데온 전환 후 연간 40~50% 고신장률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닥스, 빈폴 등 백화점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는 곳들도 매출 신장률 60% 이상을 기록했다. 유아동패션 전문 MD의 경험을 살려 시즌이 넘어가는 시점을 정확히 파악, 대형 브랜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협약(JBP)을 미리 준비하고 단독 물량 확보 등에 나선 점이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아동 대상 상품일수록 날씨와 환경에 민감해 부모들이 미리 옷을 준비한다"며 "자녀에 대한 관심이 높아 신상품이 출시되면 바로 구매하려고 하기 때문에 성인패션 대비 빠르게 매출이 오르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성인 패션보다 1인당 구매 수량도 많다. 집에서 오랜 시간 함께 하기 때문에 관심이 커지며 위생 등의 문제로 자주 갈아입혀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보다 부모가 만족하는 소비를 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자기표현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유아동 상품을 통해 3040세대 여성 고객을 확보하면, 성인패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 옷을 사러 들어왔다가 본인의 옷도 한 번씩 둘러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온은 유아동 성장을 바탕으로 부모 연령대(35~44세) 여성패션도 40% 이상 신장했다.
그는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할 때도 여성패션이 주를 이뤄 유아동은 생각도 못 하다가 맡게 돼 논문도 많이 찾아보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했다. 휴가지에서도 아이들만 지나가면 눈을 못 떼는 직업병도 생겼다. 각각의 장소와 상황에서 아이들이 즐겨 입는 옷을 포착하기 위해서다. 맘카페 순회는 기본이고 근처 신도시 초등학교 등하교시간에 맞춰 근처를 어슬렁거려본 것도 여러 번이다. 고 MD는 "난방비 인상에 대한 엄마들의 고민도 함께 느끼려고 한다. 가계 지출 상황이 결국 구매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살지 말지에 대한 엄마들의 고민을 함께하면서 적시에 소싱을 하는 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난방비 폭탄에 맞춰선 1만원대 세트 상품을 무료배송으로 2만장 기획해 완판, 이후 구성을 바꿔 추가 물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 MD는 시즌에 맞춘 유아동 대형 행사도 평균 한 달에 1번 이상 기획했다. 지난해엔 신학기, 여름휴가, 명절한복, 겨울스키복 등을 앞세운 시즌 테마 행사를 총 14회 진행했는데, 매출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고 MD는 "환경에 민감한 유아동 고객 특성과 자녀에게 관심이 높은 3040세대 여성 고객 특징이 결합, 시즌 상품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발 빠른 브랜드 및 상품 제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온은 올 상반기 '키즈 전문관'을 오픈한다. 온라인 유통업계가 아직 뚜렷한 유아동 강자 없이 스트리트(무신사), 트렌드(보리보리), 브랜드(백화점, 이랜드) 등 일부 분야를 다루는 플랫폼으로 이뤄져 있는데, 롯데온이 모든 범주의 브랜드를 한 번에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1위로 올라서겠단 포부다. 고 MD는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3040세대 여성 고객은 무조건 프리미엄, 무조건 가성비 상품을 원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섞어서 쇼핑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롯데온에 롯데백화점 입점 브랜드부터 프리미엄 브랜드, 트렌드 패션, 스포츠, 스트리트, 디자이너, 베이비까지 모두 입점해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타깃을 보다 세분화해 입맛에 맞는 상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브랜드별 교차 구매를 통한 객단가 상승으로 브랜드 간 상부상조도 가능케 한다는 설명이다. 고 MD는 "롯데온의 유아동 카테고리가 온라인에서 1등을 해 다른 카테고리의 매출까지 이끄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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