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의 이창환 대표가 앞으로 "한 종목을 5% 이상, 5년 이상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창환 대표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릴 계획"이라며 "현재까지가 2단계인데, 5단계까지 계획이 있다"라고 말했다.
얼라인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에스엠 )와 금융지주에 이어 SBS 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보유 지분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는데, 지분율은 5% 미만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 대표의 계획대로라면 에스엠 지분 투자가 지배구조 개선을 보여준 1단계, 주주친화적 배당정책 등 자본 배치를 보여준 금융지주 지분 투자가 2단계라면 SBS 지분 투자는 3단계에 해당된다.
최근 얼라인의 지분 보유설이 번지면서 SBS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SBS 주가는 2월 20일 전날보다 5.69% 상승한 데 이어 21일엔 8.77% 급등한 4만6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22일 10.75% 급락했지만 24일에는 2.89% 오른 4만2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로는 20% 넘게 올랐다.
얼라인 측은 SBS의 영업이익 등 수익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보다 3배 넘는 수준으로 늘었지만, 회사의 주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얼라인은 SBS 경영진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에스엠이나 은행주와는 달리 SBS에 대한 공개 주주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 당장은 없다. 사외이사 추천은 했다. SBS는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얼라인이 추천한 이남우 연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창환 대표는 "너무 싸움꾼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운용을 하는 펀드로 자리 잡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에스엠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하는 한편 펀드레이징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금액 기준으로는 올해 총 운용자산(AUM) 1조원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2월 말 펀드레이징을 위해 잠시 홍콩에 다녀올 계획"이라며 "3월은 주주총회를 준비하고 4월부터는 해외로 주로 다니면서 기관 대상으로 자금 모집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에스엠-하이브 사태로 외신들의 관심이 많다"며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에스엠에 대한 주주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얼라인은 에스엠과 은행들을 대상으로 주주이익 증대를 위한 주주 활동을 펼쳐왔다. 에스엠에는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감사 선임을 시작으로 다양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주주가치 훼손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종료, 이사회 구조 개편, 멀티 프로듀싱 체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얼라인의 공격적인 활동으로 최대주주인 이수만 씨가 BTS 소속사인 하이브에 지분을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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