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공하려면 ‘이곳’처럼…인도의 테슬라 Ola

인도서 전기 이륜차 점유율 1위
가성비·현지화 전략 성공
수직계열화 통한 자체 생태계 구축으로
'테슬라' 꿈꿔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현대자동차로부터 3억달러(약 3800억원)를 투자받은 스타트업 Ola가 인도 전기 이륜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급격한 성장 비결은 가성비와 현지화에 있다. 이 회사는 전기차 1·2위 업체 테슬라와 BYD(비야디)와 유사한 수직 계열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 동향 보고서 ‘인도 모빌리티 시장에 서광을 비추는 Ola'를 보면 Ola의 자회사 'Ola Electric'의 S1 등 모델이 지난해 인도 전기 이륜차 신규 등록 67만대 중 12만대를 차지해 점유율 18%로 1위에 올랐다. 생산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올린 성과다. Ola는 2010년 설립된 스타트업 회사다. 현재 인도 라이드 헤일링(Ride Hailing·승차 공유 서비스) 시장에서 ‘우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47억달러(약 6조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받았으며 이를 활용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이른바 가성비로 경쟁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일례로 S1 모델은 최고속도 시속 95㎞이며 실주행 가능 거리는 128㎞이다. 가격은 11만루피(165만원)이다. 경쟁사 ‘Ather Energy’의 Ather 450 Plus는 최고속도와 실주행가능거리(시속 90㎞·85㎞)가 모두 S1보다 떨어지는데 가격은 13만5000루피(203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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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 헤일링 사업으로 다져진 현지화 전략도 눈길을 끈다. Ola의 제품들은 대가족 문화를 가진 인도에 맞게 디지털 키 쉐어링이나 다중 프로필(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프로필을 설정하는 것)을 도입해 가족들과 차량을 공유할 수 있다. 이는 Ola가 우버와 다르게 인도 특성을 반영해 라이드 헤일링 시장에서 현금 결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것과 닮아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인도의 테슬라다. 즉, 전기차에 필요한 부품 등을 수직계열화해 자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Ola는 전 모델에 고유 운영체제인 MoveOs를 적용하고 있으며 자체 고속충전소 하이퍼차저(Hypercharger)도 만들었다. 또 배터리 자체 생산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자체 개발 삼원계 배터리 NMC2170을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며 배터리 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5억달러를 투자했다. 2024년 첫 전기차를 출시해 이후 3년간 6종 모델을 출시할 것을 예고했다. 생산한 전기차를 라이드 헤일링에도 활용할 전망이다.


인도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인도는 주요 부품을 현지 생산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현지 수요가 많은 이륜차 전동화를 위해 전기 이륜차 가격의 최대 40%까지 배터리 1㎾h당 1만5000루피(23만원) 국비 보조금을 준다. 배터리 현지 생산 보조금 제도(2조8000억원 예산 배정)도 시행해 인도 정부와 Ola는 연산 20G㎾h 생산 협약도 체결했다.

[사진=Ola Electric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Ola Electric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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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드웨어 양산 경험이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테슬라처럼 핵심 칩까지 직접 설계하는 역량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소재 및 부품 공급망 관리 역량 축적도 필요해 보인다.

한국 기업들도 Ola의 성장비결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Ola는 자체 OS 개발, 충전 생태계 구축 등 전기차 시장 진출을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했다.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쌍용자동차 등 전기차 생산에 돌입한 회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지만, 배터리 내재화 등 수직계열화를 통한 영업이익률 극대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정다혜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실 연구원은 “모빌리티 사업을 차량 생산이 아닌 플랫폼 형태로 시작한 것을 눈여겨 볼만하다”며 전기차 사업 관련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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