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2차 전지 관련주를 다시 주목하라."
최세진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주식본부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세진 본부장은 "3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안이 확정되면 미국에 진출해 있는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세액 공제 본격화 등이 숫자로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이 올해 2차전지 섹터가 또 한 번 주목받을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다. 그는 "탈세계화, 경제블록화 등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반사적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이라고 진단했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낙폭이 컸던 산업군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그는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낙폭과대 산업군에 가격 매력이 있을 것"이라며 "작은 펀더멘털 개선세에도 시장이 반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해는 주식·채권·부동산 등 모든 자산의 가격이 급락했던 시기였지만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채권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주식시장이 강하게 반등 중"이라며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고 대형주·성장주 위주로 빠르게 상승하면서 마치 강세장의 초입에 나타났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라고 말했다. 그는 "긴축이 완화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자산 가격에 이 기대감은 많이 반영됐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근 발표되는 국내 기업 실적은 주가와 다르게 기대치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가가 경기를 선행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경기 반등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다고 해도 여전히 긴축적인 환경이 상당 기간 유지된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최근 최 본부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살피는 부분은 경기 침체의 폭이다. 그는 "시스템 리스크까지 확산하는 그림이 아니라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 등 반등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올 상반기에 반영될 개연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개인 투자자 위주로 흘러가던 시장이 올해부터는 다시 기관과 외국인으로 주도권이 넘어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펀더멘탈 지표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기관과 외국인 위주의 시장에서는 좀 더 예측 가능한 투자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펀더멘털 지표 바탕의 가격 예측이 가능한 시장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행동주의펀드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본부장은 "최근 독립계 운용사들이 적극적인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의 목소리에 기업들이 어떻게 화답하는지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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