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P2P대출 활황…누적대출금 6兆 돌파

석달만에 1兆 증가
개인신용대출 비중 늘어

[아시아경제 권현지 기자] 지난달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 누적 대출금이 6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급등, 제2금융권 대출 축소 등에 따라 중금리대출을 받으려는 취약차주들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P2P센터)에 따르면 P2P센터에 등록된 49개 온투업체의 지난달 기준 누적 대출금은 6조10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2조785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0월 기준 누적 대출금이 5조원을 넘어섰는데 석 달 만에 1조원가량이 늘어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잔액 역시 지난달 기준 1조315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366억원 늘어났다.

그 가운데서도 개인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기준 전체 대출잔액에서 개인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1년 전 11%에서 2.0%포인트 증가했다.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는 대표적 온투업체 3곳(피플펀드·렌딧·8퍼센트)의 개인신용대출잔액은 1411억원으로 지난해 1월 1117억원과 비교해 294억원 늘었다. 반면 부동산담보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대출잔액 기준)은 지난해 1월 각각 70%, 7%에서 올 1월 69%, 5%로 쪼그라들었다.


P2P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온투업체가 대출자의 상환 능력 등 신용도를 고려해 대출금리를 산정하고 투자받은 자금을 대출해주는 구조다.


최근 P2P금융이 큰 폭으로 성장한 이유는 지난해 대출금리가 크게 뛰면서 중금리대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용이 부실해 1금융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했으나 연 20% 가까운 고금리 대출은 부담스러운 중·저신용자들이 P2P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좀 더 합리적인 금리와 한도를 적용받기 위해 P2P금융으로 넘어오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P2P금융은 소득 외에도 통신 내역, 쇼핑 결제 내역 등 다양한 대안정보를 바탕으로 상환 능력을 판단하기 때문에 재무 상태는 양호하지만 금융 이력이 적어 신용도가 낮은 사회초년생, 주부 등에게 유리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수익성 악화로 2금융권 대출이 대폭 축소된 것도 P2P금융 규모를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불가능했던 기관투자 유치가 올해부터 가능해지고, 개인투자자의 투자 한도도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될 걸로 기대되면서 자금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온투업 관계자는 “규제가 풀리기 시작하면 대출 수요 증가에 맞춰 자금 운용 규모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이 커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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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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