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한주의 마지막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강력한 고용 지표에 긴축 우려가 강화되며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장 마감후 공개된 주요 빅테크들의 부진한 실적도 투심을 가라앉히는 요인이 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7.93포인트(0.38%) 떨어진 3만3926.0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3.28포인트(1.04%) 낮은 4136.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3.86포인트(1.59%) 하락한 1만2006.95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의 모든 섹터가 하락한 가운데 특히 임의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유틸리티 분야의 낙폭이 컸다. 전날 장 마감 후 부진한 실적으로 시간외거래에서 하락세를 보였던 애플은 이날 정규장을 전장 대비 2.44% 상승 마감했다. 모건스탠리는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가치를 이유로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아마존은 부진한 실적 여파가 정규장까지 이어지며 각각 2.75%, 8.43%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된 미국의 고용지표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을 주시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51만7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18만7000명)을 두배 이상 웃돌았다. 1월 실업률은 전월의 3.5%보다 낮은 3.4%를 기록했다. 이는 196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대비 4.4% 상승했다. 임금상승률은 전월보다 둔화했으나 여전히 강력한 고용지표가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기대는 다소 꺾였다.
서비스업 경기도 확장세로 돌아섰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2를 기록하며 기준선 50을 넘어섰다.
이는 시장의 긴축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5월 기준금리가 5.0~5.25%에 도달할 가능성을 61%이상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전날 발표된 주요 빅테크들의 실적이 일제히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 역시 뉴욕증시 하락장에 한몫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증시가 올해 예상보다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이제 현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52%선까지 뛰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29%선까지 올랐다.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1%이상 올라 102.9선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긴축 우려가 강화되며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49달러(3.28%) 낮은 배럴당 73.3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 1월 4일 이후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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