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올해 스페이스X·원웹 등 해외 민간 우주기업이 국내에 몰려온다. 잠잠했던 국내 위성통신 시장이 기지개를 켤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올 2분기 국내에서 위성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한국 진출을 위해 자회사를 설립 중인 스페이스X는 이달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서울전파관리소에 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신청했다. 국내 설비를 보유하지 않을 경우 본사 서비스를 그대로 가져와 쓴다. 국내에 법인을 설립하면 미국 본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해야 해서 국경 간 공급협정 승인이 필요하다. 국경 간 공급 협정 승인을 받으면 스페이스X는 글로벌 망사업자로는 처음으로 국내 진출하는 해외 기업이 된다.
영국에 본사를 둔 원웹도 한화시스템과 협력해 올해 위성통신 서비스를 출시한다. 기업용(B2B) 서비스를 중심으로 위성 인터넷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양사는 국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관련 행정절차와 인프라 준비 중이다.
위성통신은 지상과 위성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하늘·바다까지 연결되는 3차원 통신으로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인공위성은 저궤도(LEO)·중궤도(MEO)·정지궤도(GEO)위성으로 구분한다. 스타링크와 원웹 등은 저궤도에 소형 위성을 띄워 지상과 소통한다. 위성 통신은 지상망 통신 접근성이 낮은 도서·산간 지역과 해양 등에서 활용한다. 주요 기업으로는 미국의 스페이스X·블루오리진·플래닛랩스, 영국의 원웹, 중국의 캐스트, 일본의 아이스페이스, 한국 KT SAT 등이 있다.
미국 위성산업협회는 2020년 글로벌 위상산업 규모가 2706억달러라고 발표했다. 활동 중인 인공위성 중 통신위성의 비중은 약 54%다. 위성통신 시장은 2040년 시장 규모 5846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위성 산업 매출은 약 3조 원으로 세계 시장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위성방송 통신 기업은 총 81개로 전체 위성 산업 매출의 43.5%를 차지한다.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위성방송 통신 기업은 KT스카이라이프, KT SAT, 휴맥스,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등이다.
정부도 위성통신 시장을 주목한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부터 10년간 위성통신 분야에서 4조2000억원의 신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신청한 5900억원 규모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1단계 심사에 돌입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탑재체, 본체, 시스템 및 체계종합(조립·발사·운용 등), 지상국, 단말국 5개 분야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2024년부터 2031년까지 8년간 약 5900억 원 규모 예산을 신청했다. 오는 8월 중 사업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에선 해외 기업의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국내 광케이블보다 속도가 느린데다 사용료도 비싸기 때문이다. 스타링크는 현재 미국에서 월 110달러(약 13만6000원)에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는 위성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아직 없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를 통해 북미 지역에 한정해 위성통신 사업자인 글로벌스타와 함께 비상 SOS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이번 주 발표하는 갤럭시S23 시리즈에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탑재되지 않는다.
항공, 선박, 전기차 충전소 와이파이 등 위성통신 수요가 높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선 경쟁력이 있다. 6세대(G) 시대를 대비해 위성망의 주도권 확보 차원도 있다. 6G는 현재 사용 중인 5G보다 최대 50배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다. 6G 시대에는 지상 이동통신과 공중 위성통신을 결합한 차원이 다른 통신서비스가 등장한다. 통신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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