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오르던데 추격매수 해도 될까" AI에 물었더니

ChatGPT 올바른 AI 사용법은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ChatGPT(챗GPT)'를 두고 관심이 뜨겁다.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학습해 사회, 정치, 경제, 연예 등 온갖 분야의 전문 지식을 대신 답해준다고 한다. 소위 '구글링'을 할 필요조차 없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 AI가 가진 지식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투자에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까. 직접 챗GPT에 물어봤다.

"테슬라 주식 살까" AI에 직접 물었더니
AI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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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는 오픈AI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다. 채팅창을 닮은 프롬프트에 질문을 입력하면 언어 생성 모델 AI가 답변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단, 챗GPT가 학습한 데이터는 대개 영어 텍스트이므로 질문과 답변도 영문으로 해야 매끄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1년간 한국 투자자를 웃고 울린 애증의 주식 '테슬라'의 미래가 궁금했다.


"테슬라 주식에 투자해야 할까"라고 짧게 물었다. 챗GPT는 즉각 이런 답변을 내놨다.(답변은 네이버 '파파고'를 통해 한국어로 번역했다)

나는 재정적 또는 투자적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모든 주식의 미래 실적은 시장 상황, 회사 실적, 경제 동향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철저한 조사와 금융 자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좋다.
챗GPT는 특정한 주식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없게 제한돼 있었다. / 사진=챗GPT

챗GPT는 특정한 주식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없게 제한돼 있었다. / 사진=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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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개발진이 특정 기업 주식에 대한 평가를 막아놓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식적인 투자 조언은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금융 전문가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다. 엄연히 영리기업이 소유한 '서비스'인 챗GPT가 수행할 수 없는 명령이다.


그렇다면 챗GPT의 규범적 한계를 우회해 질문을 할 수는 없을까. 이번에는 "테슬라 주식은 이미 저점에서 60%가량 상승했는데,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라고 질문했다. 이런 답변이 나왔다.


테슬라를 포함한 어떤 종목의 향후 실적도 예측할 수 없다. 주식시장은 급격한 주가 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예측 불가능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다.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항상 어느 정도의 위험을 수반하며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철저한 조사를 하고 금융 조언자와 상의해야 한다.

이번에도 챗GPT는 자신의 기능 바깥에 있는 질문과 철저히 선을 그었다. AI는 자신이 이미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가장 적절한 답변을 고른다. 애초 답이 정해지지 않은 불확정적인 환경이나 미래는 챗GPT도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구체적 상황' 제시해야 정확히 답변한다
챗GPT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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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챗GPT에게서는 투자와 관련해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챗GPT는 '언어 생성 모델'이다. 특정한 상황을 가정하면 그 상황에 따라 알맞은 답변을 내놓는데 특화됐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셰익스피어처럼 글을 쓰라"고 지시하면, 실제 셰익스피어의 문체를 흉내낸다.


이에 착안해 챗GPT에게 '상황극'을 제안했다. "자신이 펀드매니저라고 가정했을 때, 최근 나스닥(NASDAQ)에서 높은 퍼포먼스를 달성한 기업을 고를 수 있나"라고 물었다.


놀랍게도 챗GPT는 "펀드매니저로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는 고객들을 위해 최근 높은 실적을 달성한 기업의 리스트가 있다"며 긴 답변을 내놨다.


챗GPT가 고른 주식은 테슬라·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등 총 네 기업이었다. 특히 챗GPT는 테슬라를 1순위로 꼽으며 "지난 수년간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고,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의 수요 증대로 수혜를 입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마치 실제 주식 분석을 보는 듯한 상세한 설명이었다.


AI는 만능 아냐…'질문 방식'이 핵심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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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는 이용자가 알고 싶은 모든 것을 알아서 찾아주는 '만능 요술램프'가 아니다. 법적으로 규제된 전문 지식은 제공하지 않으며, 미래를 예상할 수도 없다.


대신 이미 대중에 공개된 정보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선 대단히 유용하지만, 이런 기능도 이용자가 얼마나 '훌륭한 질문'을 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챗GPT를 사용해 본 결과, 얻고자 하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특정할수록 AI의 답변도 천차만별로 달라졌다.


마치 오픈북 시험을 보더라도 응시자의 정보 검색 능력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듯이, AI 또한 사용자가 얼마나 이를 창의적으로 다루는지에 따라 그 아웃풋의 차이가 극명하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석학들도 AI의 시대일수록 인간의 '문제 인지 능력'은 더욱 강조될 거라고 주장한다.


아제이 아그라왈, 조슈아 갠즈, 아비 골드파브 등 캐나다 로트만경영대학원 교수 3명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공동 기고한 글에서 "AI는 택시 운전, 글쓰기 등 거의 모든 시스템을 바꿀 것"이라면서도 이런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챗GPT 덕분에 수백만명의 일반인이 글을 더 원활히 쓸 수는 있겠지만, 이것을 비즈니스 모델과 접목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은 결국 인간에게 달렸다는 뜻이다.


이들은 "램프의 요정은 램프 안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의 전진은 계속될 거고, 우리는 사회에 이익을 주기 위해 새 능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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