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6년 만에 방한하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최근 북핵 위기와 관련한 일각의 '나토식 핵공유' 방안 주장에 대해 "자체 핵무기 확보 계획은 없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분명한 메시지였다"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날인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 내 미디어센터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 의한 확장억제는 수년간 작동해왔고, 이는 추가적인 핵확산 없이도 억지력을 보장하는 방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확장억제'가 북핵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는 취지다.
그는 "이 문제는 한미가 결정할 일이지만, 핵 비확산은 여전히 나토 동맹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며 "우리의 실질적 목표는 핵무기 없는 세상이지만,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나토는 핵 동맹으로서 유지될 것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이 핵무기가 있는 상황에서 나토 동맹들이 없다면 이는 더 위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이번 전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의 경우 북한으로부터 탄약과 미사일을 받았다"며 "북한은 인도·태평양 역내 전체에 위협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안보에서도 위협"이라고도 진단했다.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분야에 대해선 사이버 위협, 군비통제, 기술 분야를 꼽았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군비통제의 경우 북한의 무모한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및 실험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나토 동맹들도 함께 공유하고 있으므로 특히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한 것에 대해 '역사적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올해 7월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을 맞이하게 되기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나라도 다르고 지리적으로도 떨어져 있지만, '가치'에 관한 한 우리는 매우 긴밀한 관계", "민주적 자유는 물론, 공동의 위협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한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안보 현안은 갈수록 점점 서로 연결되고 있다"며 "인도·태평양에서 벌어지는 일은 유럽 및 나토에 중요하고, 이는 역으로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한국과 나토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고, 이것이 방한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도 부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새로운 현대적 군사 역량에 엄청나게 투자 중"이라며 "나토 모든 회원국 영토에 도달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과, 핵 역량도 현저히 그리고 급속하게 팽창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나토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북미 및 유럽 역내 동맹으로 남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중국에 의한 도전을 포함해 이러한 글로벌 위협과 도전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시하고 있다"며 "푸틴이 이 침공 전쟁에서 이기면 푸틴 및 다른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에게는 잔혹한 무력을 사용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면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당연히 대만은 한 예시"라고도 했다.
2014년 취임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임기가 1년 더 연장됨에 따라 오는 9월까지는 나토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그의 방한은 2017년 문재인 정부 당시 이후 6년 만이자, 역대 나토 사무총장으로는 세 번째 방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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