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추가 범죄 수익 은닉 혐의를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화천대유 양모 전무 등 임원 4명의 주거지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범죄 수익과 관련한 증거물을 찾았다.
검찰은 김씨가 불법 수익금을 성과급 명목으로 둔갑시켜 이들에게 70억원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화천대유 임직원들도 김씨의 대장동 수익을 은닉하는 데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20년 6월25일자 화천대유 이사회 회의록에 첨부된 성과급 지급 계획을 보면 회사는 이성문 대표와 양 전무 등 임직원 13명에게 총 28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애초 2015∼2017년 계획상으론 6명에게 총 90억16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었는데, 2020년 6월29일자로 성과급 대상도 7명이 늘고 총액도 3배 이상이 됐다.
이성문 대표는 30억원→120억원, 양 전무는 35억원→50억원, 심모 상무는 7억원→15억원, 류모 상무는 2억1600만원→5억원으로 성과급이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성문 대표 역시 앞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이같은 성과급 증액이 김씨의 범죄 수익 은닉과 관련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씨의 배임 사건 공판에서 공개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2020년 10월 경기도 수원의 한 노래방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직원들도 비밀을 아는 애들이 많잖아. 그럼 걔네들을 뭐로 막을래? 돈으로 막아야지"라며 "그래서 (이성문) 대표이사 120억, 양 전무 50억, 상무들 15억, 이렇게 나가는 게 한 280억원 정도 돼"라고 말한다.
검찰은 성과급을 받은 화천대유 임직원 중 대장동 수익이 불법적으로 형성된 것을 알고도 수수한 임원들만 일단 피의자로 입건했다. 수사 상황에 따라 범죄수익은닉 가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증거나 계좌 내역 등을 분석한 뒤 당사자들을 불러 김씨에게 성과급 증액분만큼 추후 돌려주기로 약속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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