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을 매개로 한 전염병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설을 앞두고 육류와 달걀 가격이 또 한 번 들썩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삼겹살 1kg의 전국 평균 소비자가격은 2만4480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6월 2만9000원대에 비해 크게 하락해 전년(2만5570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명절이 다가오면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명절 전까진 이보단 다소 상승할 전망이다.
ASF 확산 상황이 국지적인데다가 아직은 수급에도 문제가 없어 전염병이 가격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확산세가 지금보다 거세지면 불안 심리가 소비자가격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ASF는 주로 봄과 가을에 발생한다는 통념을 깨고 이례적으로 겨울철인 1월에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에서 발생한데다가 남하하는 양상을 보이다가 다시 북쪽으로 옮겨가 대규모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달걀 가격도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전날 기준 달걀 한 판의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6628원으로 1개월 전 6715원보다는 다소 떨어졌으나 1년 전 6435원보다는 280원 비싸다. 다만 평년 수준인 5500원대와 비교하면 20%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달걀값을 끌어올린 가장 큰 이유는 AI 감염 확산으로 인한 수급 불안 심리다. 정부와 업계는 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 비율이 높지 않으며 수급에 문제가 없고 과거와 비교해 질병이 달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달걀값이 더 급등하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AI가 지난해보다 빨리 퍼진데다가 내년 3월까지 AI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겨울 철새가 북상하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출 순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설을 앞두고 확산세를 막기 위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설 전후 전국에서 소독과 점검을 강화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축산물 가격과 수급 상황도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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