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해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소비를 가장 많이 한 나라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인의 지난해 명품 소비를 전년보다 24% 증가한 168억달러(약 20조9000억원)로 추산했다. 이를 1인당 지출액으로 환산하면 325달러(약 40만4000원)다. 중국의 55달러(약 6만8000원)의 약 5.9배이고 미국의 280달러(약 34만8000원)보다도 45달러(약 5만6000원) 더 많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 몽클레르는 지난해 2분기 한국 매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카르티에를 소유한 리치먼드 그룹도 "한국은 지난해 매출이 2020년과 2021년과 비교해 각각 두 자릿수 성장한 지역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지난해 중국의 소매 실적이 7% 감소했으나,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높은 실적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
모건스탠리는 늘어난 한국의 명품 구매가 부의 증가로 인한 구매력 상승 때문이라고 봤다. 2020년 이후 한국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가구 순자산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내 명품 수요는 높아진 구매력과 사회적 지위를 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욕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품업체들이 유명 인사를 활용해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라며 "거의 모든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은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홍보대사)"라고 덧붙였다.
CNBC도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매켄지 앤드 컴퍼니의 조사를 인용해 한국은 부의 과시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매켄지 조사에 따르면 '명품을 과시하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생각한 한국인 응답자는 22%였다. 일본의 45%나 중국의 38%와 비교해 훨씬 적었다.
모건 스탠리의 조사처럼 명품 소비에 대해 '1인당 소비' 지표를 사용하는 방법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의 파트너인 웨이웨이 싱은 CNBC에 "명품은 정의상 대중적인 시장 제품이 아니다"라며 "명품에 대한 태도와 소비를 보다 의미 있게 파악하려면 총 명품 지출액을 중산층 이상 인구수로 나눠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