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식중독은 흔히 여름에만 일어나는 걸로 여겨지지만 겨울도 안심할 수는 없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겨울에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7~2021년 연평균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54건(환자 4990명) 중 무려 40%가 겨울에 집중돼 있다. 겨울에도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크기가 매우 작은 바이러스다. 사람 간 전파가 일반적이고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서도 감염된다. 한번 바이러스에 걸리면 이후 인체가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항체 유지 기간이 몇 개월로 짧아 한 번 식중독을 앓았더라도 다시 노출되면 재감염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하루에서 이틀간은 잠복기가 이어진다. 이후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발열, 근육통이 오고 심하면 탈수 증세를 동반한다. 대부분 2~3일 내 자연 치유되지만 해외에서는 기저질환을 앓던 고령자가 목숨을 잃은 사례도 발생했다.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예방하는 보존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탈수가 심한 때에는 수액 공급이 필요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 섭취는 물론 사람 간 접촉을 통해서도 전파되고, 전염력도 높지만 특별한 백신이 없어 평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물을 조심해야 한다. 어패류나 신선하지 않은 음식을 날로 먹지 않도록 하고, 요즘 제철인 생굴이나 과메기를 먹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굴 같은 어패류는 중심 온도 85℃에서 1분 이상 익히면 노로바이러스가 사멸하므로 가급적 익혀 먹는 게 좋다. 소독되지 않은 지하수도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되기 쉬우므로 끓여서 사용한다. 과일 및 채소류는 깨끗한 물에 충분히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는다. 조리 기구는 열탕 소독하거나 살균소독제를 이용해 소독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해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손 씻기가 기본이다.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가락과 손등, 손바닥 등을 구석구석 꼼꼼하게 씻어준다.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 침, 오염된 손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화장실 안팎과 변기, 문손잡이 등은 알코올 소독제 등을 사용해 수시로 닦아낸다.
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부원장은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에서도 활동하고 세균과 달리 겨울철 온도가 떨어지면 오히려 생존 기간이 길어지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어린이집이나 학교, 군부대, 요양시설 등 사람이 밀집된 장소에서는 특히 개인위생을 철저히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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