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중국에서 치료제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기업인, 공무원 등 사회 엘리트 계층이 팍스로비드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알약으로, 중국 정부가 유일하게 승인한 외국산 치료제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공무원과 기업인들이 연로한 부모와 가족, 친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팍스로비드를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엘리트 계층은 팍스로비드를 비축하고 있으며, 협력 관계에 있는 사업 파트너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를 나눠주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 정부가 승인한 코로나 치료제는 팍스로비드와 중국 제약사 제뉴인 바이오텍이 개발한 아즈부딘 두 종류다. 팍스로비드는 중국에서 유일한 외국계 제약사의 코로나 치료제다. 여타 국가에선 일반적으로 경증에서 중증 환자에게 처방되는데, 중국 현지 병원에 따르면 현재 재고가 바닥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만 겨우 제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은 이 같은 팍스로비드 쟁탈전이 중국 보건 정책의 불평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학자인 진 동옌 홍콩대 교수는 "권력이나 부에 의해서 팍스로비드에 대한 접근이 좌우돼선 안된다"며 "팍스로비드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약으로, 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이달초부터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해제하면서 확진자 수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 1~20일 14억명 중국 인구 가운데 2억50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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