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 기간에 운행 중인 비노조원의 화물차를 향해 쇠구슬을 쏜 노조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종필사)는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폭행, 특수재물손괴, 업무방해 등 혐의로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 소속 A 지부장(48)을 구속기소하고, 조직부장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오전 7시12분과 7시15분경 부산신항 일대에서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비조합원들이 운전 중인 화물차를 향해 2차례에 걸쳐 새총으로 쇠구슬을 발사해 화물차 앞 유리 등을 손괴하고, 운전자 1명에게 상해를 입히고, 화물 운송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A 지부장이 승합차 뒷좌석에서 직접 쇠구슬을 발사했고, 나머지 조직부장들은 승합차를 운전하거나 조수석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과 검찰은 이들이 소속된 노조 지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부산신항 일대 CCTV 영상을 집중 분석해 범행에 사용된 승합차와 피고인들을 특정, 지난 2일 A씨 등 3명을 체포했다.
CCTV 영상 분석 결과 이들은 범행 당일인 지난달 26일 새벽 6시52분경 A씨의 화물차 앞에서 만나 약 10분간 대화를 나누며 범행을 공모한 뒤 A씨가 새총 발사 연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행 시간대 CCTV 영상과 피해 화물차의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A씨 등이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며 반대차로에서 진행하는 비조합원 화물차를 향해 새총으로 쇠구슬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범행 장소 부근에서 발견된 쇠구슬 2개와 압수수색 과정에서 A씨 등이 운행한 승합차 뒷좌석에서 발견된 쇠구슬 1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결과 재질과 크기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당시 새총으로 발사한 쇠구슬이 빠른 속도로 운행 중인 피해 화물차로 날아가 순식간에 피해 화물차 앞 유리창이 깨졌고, 깨진 유리조각으로 인해 피해자는 목 부위에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집단운송거부에 참여하지 않는 비조합원들을 상대로 '쇠구슬 발사'라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운송업무를 방해한 사안"이라며 "수사 초기단계부터 검찰과 경찰은 긴밀하게 협조해 압수수색영장, 체포영장 등을 신속히 집행했고, 면밀한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계획적·조직적 범행임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검찰은 다른 사람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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