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미국식 캐주얼룩을 뜻하는 '아메리칸 캐주얼'이 MZ세대(밀레니엄+Z세대)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여 년 전 옷차림인 일명 'Y2K 패션'이 재유행하면서 아메리칸 캐주얼룩도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추세다.
아메리칸 캐주얼은 1900년대 미국의 노동자들이 입던 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스타일로 미국식 캐주얼 스타일을 총칭한다. 편안함과 실용성이 특징인 스타일이다. 치노팬츠와 폴로셔츠, 스웨트셔츠, 야구점퍼, 싱글버튼 블레이저 등을 비롯해 옥스퍼드 셔츠와 페니 로퍼 등 미국 동부 명문대생, 졸업생들의 고유 스타일인 아이비리그룩을 기반으로 확립됐다. 프레피룩, 워크웨어 등도 이런 스타일에 포함된다. 최근 패션업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 '아메카지(아메리칸 캐주얼) 룩'은 미국의 복고 캐주얼을 재해석한 일본식 스타일에 가깝다. 지금에 와선 아메리칸 캐주얼의 정의를 내리기 애매모호한 측면도 있다. 현대에선 대다수의 옷이 미국 복식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아 경계를 구분 짓기 어렵기 때문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아메리칸 캐주얼은 전 세계에서 각광받았다. 국내 시장에선 1990년대 중반부터 X세대를 주축으로 인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캐주얼 무드를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졌고, 언제 어디에서나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아메리칸 캐주얼은 지루한 모범생 스타일로 치부되기도 했다. 아울러 감성 캐주얼을 표방하던 이지 캐주얼 브랜드의 등장과 함께 캐주얼과 스포츠를 합친 일명 '캐포츠' 카테고리가 대세로 떠올랐다. 이어 SPA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캐주얼웨어의 대체 브랜드가 많아졌고 2010년 전후로 힘을 잃게 됐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이후 편안함을 강조하는 흐름이 생겨났고, 골프나 테니스 룩 등 클래식 무드의 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아메리칸 캐주얼이 다시 '핫'한 스타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종합 패션 플랫폼인 패션플러스에선 올해 1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아메리칸 캐주얼 룩의 기본 아이템인 스웨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어 두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후드와 맨투맨도 83%나 뛰었다. 니트와 아노락 점퍼도 각각 30%, 29%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아메리칸 캐주얼의 코디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아메리칸 캐주얼 특유의 미국적 감성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여유롭고 루즈한 핏으로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겨울에는 더플코트, 럭비셔츠의 스트라이프를 반영한 니트 스웨터, 컬러풀한 크루넥 스웨터와 코듀로이 소재의 팬츠 등으로 편안하면서도 클래식한 멋을 살리는 것도 추천한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90년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메리칸 캐주얼에 빈티지 감성을 더한 아메카지 룩을 따라 하는 것도 멋 내기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면서 "워크 웨어 무드나 밀리터리 요소를 더한 카고팬츠, 초어 재킷 등은 재미없는 모범생 룩으로 치부되기 쉬운 아메리칸 캐주얼 룩에 멋을 더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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