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코발트와 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관리를 본격화한다. 조달청이 보유한 희소금속 9종에 대한 비축일원화 작업에 착수하고, 2027년까지 비축 규모를 목표치 대비 90% 이상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26일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부터 입수한 공단의 ‘중장기 경영목표(2023~2027년)’에 따르면 공단은 내년부터 기획재정부 산하 조달청이 보유한 희소금속 9종 중 1차로 코발트(126t), 리튬(585t) 전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희소금속 비축 확대를 위한 정부 예산안 283억원, 코발트 이관 작업을 위해 90억원을 편성했다.
희소금속이란 철이나 구리 등 대량 생산되는 일반 금속과 달리 양이 적거나 추출이 어려운 반면 수요는 많은 금속이다. 주로 이차전지, 신산업, 저탄소화 분야의 핵심 소재에 사용하며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현재 조달청이 보유한 희소금속 9종은 코발트, 리튬을 비롯해 실리콘(1만3737t)·바나듐(989t)·스트론튬(99t)·망간(9729t)·인듐(10t)·비스무스(68t)·탄타륨(1t) 등 총 2만5000t 규모다. 공단은 2024년까지 코발트와 리튬의 이관작업을 완료한 후 2025~2027년 2차로 바나듐·스트론튬, 이후 3차로 나머지 5종의 금속을 순차적으로 이관해올 계획이다.
이관 작업이 속도를 내는 배경은 탄소중립 등 에너지 전환과 맞물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정부가 비축물량을 단일화해 집중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수산화리튬 수입액은 32억5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477.3% 폭증했다. 같은 기간 산화코발트 역시 1억8300억달러로 11.0% 늘었다.
희소금속 비축일원화와 함께 비축 일수(양)도 확대한다. 공단은 우선 2024년까지 코발트(65일분), 리튬(19일분), 텅스텐(40일분) 등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이달 현재 기준 조달청이 보유한 코발트와 리튬 비축 일수는 각각 40일, 12일 수준으로 알려졌다. 공단은 희소금속 보유 목표치(100일)를 올해 24.9일에서 내년 47.19일, 2027년에는 90.47일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관련 예산안 확보다. 공단은 조달청으로부터 희소금속 9종 전량을 이관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800억~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년 이관 예산 90억원 규모를 매년 확보한다고 가정할 경우 모든 물량을 이관하는 데 약 10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추가 비축기지 확보도 숙제다. 국내 유일의 희소금속 전용 군산 비축기지는 13만2229㎡ 규모 대지에 총 5개 동의 창고를 보유하고 있지만, 적재율은 약 97%에 달한다. 공단은 군산 내 신축 부지 확보를 위해 '핵심 광물 전용 비축기지 구축'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단 관계자는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희소금속 일원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지난해 니켈, 리튬, 코발트에 이어 망간, 아연, 유연탄 등을 수급안정화지수에 새롭게 추가하는 등 에너지 산업구조 전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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