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韓 중년 남성이 'godoksa'로 죽어가고 있다"

최근 복지부 발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내용 및 정부·지자체 대책 보도

매서운 겨울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 처마에 고드름이 걸려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매서운 겨울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 처마에 고드름이 걸려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한국 중년 남성의 고독사 문제에 대해 CNN도 주목하고 나섰다.


미국 CNN방송은 18일(현지시간) '한국 중년 남성이 '고독사'로 죽어가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한국의 고독사와 노년층 빈곤 문제,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대책을 자세히 보도했다.

CNN은 고독사의 한국어 발음을 로마자로 그대로 옮긴 'godoksa'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를 영어로 '외로운 죽음(lonely death)'이라고 번역했다. 이 매체는 고독사에 대해 "(한국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함에 따라 널리 퍼진 현상"으로 규정하고, "한국법상 고독사란 가족이나 친지와 단절된 채 혼자 살다가 자살이나 질병으로 사망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야 시신을 찾은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기사 첫 문장에서 CNN은 "한국에는 문제가 있다. 고독한 중년 남성 수천 명이 매년 혼자 죽어가고 있다. 종종 (사망 후에도)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어 CNN은 "최근 10년 동안 고독사가 늘면서 국가가 나서게 됐다"며 "고독사의 이면에는 국가의 인구학적 위기, 사회 복지 격차, 빈곤 및 사회적 고립 등이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고 보았다.


또한 CNN은 고독사 사례 9건을 분석한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의 지난해 연구 내용도 함께 소개했다.

이중에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노동판을 전전하다 장애로 실직한 다음 1년 만에 간 질환으로 숨진 64세 남성, 아들의 사망 후 이용하던 무료급식소가 코로나19로 문을 닫자 결국 숨지고 만 88세 할머니의 사례가 있었다.

CNN은 이 연구의 사례 대상자 대부분이 비좁고 지저분한 공간인 쪽방이나 반지하에 살았다고 하면서, 쪽방과 반지하 역시 한국어 발음을 살려 'jjokbang', 'banjiha'라고 썼다. 특히 반지하에 대해 지난여름 서울 폭우 때 일가족이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지하 주거공간이라고 풀이했다.


끝으로 CNN은 고독사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노력도 함께 소개했다. 서울시가 취약지역 1인 가구를 대상으로 2018년 실시한 '이웃살피미' 사업과 서울, 울산, 전주 등 여러 도시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일정 시간 동안 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비상 연락처로 메시지를 보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는 내용 등이다. 또 지난해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고독사 예방법)을 가장 포괄적인 최신 조치라고 설명하며, 현재 한국 정부가 고독사 종합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한국의 고독사 건수는 3378건으로, 2017년 2412건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 중 50~60대 남성은 1760명으로 전체의 52.1%였다. 남성 고독사 사망자는 2817명으로, 남성 사망자 중 50·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62.5%에 달했다. 중년층인 40대에서도 고독사 사망자는 436명이나 나왔고 이어 70대(314명), 80대 이상(135명), 30대(120명), 20대(37명), 10대(1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의 고독사는 매년 남성이 여성과 비교해 4배 이상 많은 양상을 띠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이 격차가 5.3배까지 커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