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에도 ETF에는 돈 더 몰렸다

변동성 커져 다양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ETF 매력 부각
지수 하락 때 수익 내는 인버스형, 안전한 채권형 상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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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올 들어 이어진 주식시장 침체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는 자금이 더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다양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ETF가 안전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1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45조96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20%가량 빠지면서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1월 70조원을 넘었지만 현재 50조원선 아래로 대폭 줄었다.

이와 달리 ETF에는 자금이 더 몰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월3일부터 12월14일까지 ETF 순자산총액은 80조8308억원으로 나타났다. ETF 순자산 규모가 80조원대로 올라선 건 이례적이다. 올 들어서만 7조원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ETF 순자산 총액은 지난달 사상 최초로 80조원을 넘긴 후 소폭 줄었다가 다시 80조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올 들어 자금이 많이 유입된 ETF는 채권형이다. 올 들어서만 9조4929억원치 자금이 몰려 총 자산 규모가 18조8864억원 규모로, 해외 지수형 ETF(19조8297억원)와 시장 지수형 ETF(19조2966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채권 투자가 활성화된 데다, 일반 채권처럼 만기 도래 때 수익률에 따라 상환받을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역시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6개나 올랐다. 6개 종목 모두 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인 '인버스'로 조사됐다. 올해 1월3일부터 12월14일까지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 상품은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으로 65.3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S&P500의 에너지 섹터 기업들로 구성된 상품이다. 이 밖에 10위권 내에는 미 국채 ETF 상품도 두 종목이나 올랐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전망이 계속 나오면서 ETF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강도 역시 다소 약해졌지만 채권형 ETF의 경우 꾸준히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여전히 안정성을 우선순위로 하는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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