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했다. 당초 예고대로 이례적인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서 발을 떼고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다만 점도표 상 내년 최종금리를 5.1%까지 올리며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방침도 확인했다.
Fed는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3.75~4.0%에서 4.25~4.5%로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FOMC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한 충분한 제한적 정책기조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함에 있어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 통화 정책이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시차, 경제 및 금융 발전을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전망에 대한 정보를 계속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위험이 발생할 경우 적절하게 통화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고 향후 정책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번 0.5%포인트 인상은 시장에서 예상돼 온 결정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이르면 12월부터 속도 조절을 시사해온데다, 최근 공개된 인플레이션 지표에서도 최악 국면은 지났다는 신호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누적된 긴축 효과를 평가함으로써 불필요한 침체는 피해야 할 때가 됐다는 Fed 내 신중론이 힘을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공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해 시장 예상치(7.3%)를 하회해 물가 피크아웃 기대에 힘을 실었다. 이는 작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상승폭이다.
다만 Fed는 함께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최종금리 중앙값을 5.1%로 높였다. 앞서 파월 의장은 최종금리 수준이 이전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사실상 기준금리 5%시대를 예고했었다. 지난 9월 공개된 점도표에서 내년 최종금리 전망은 4.5~4.75%(중앙값 4.6%)였다.
이에 따라 한국(3.25%)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1~1.25%포인트로 벌어지게 됐다. 이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50%포인트)에 근접한 수준이다. 향후 외국인 자금 유출, 원화가치 하락 등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Fed는 올해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이후 5월 0.5%포인트, 6월 0.75%포인트, 7월 0.75%포인트, 9월 0.75%포인트, 11월 0.75%포인트 등 긴축 행보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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