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증병상 절반 이상 찼다…'병상대란'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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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중증 병상 가동률이 50%를 넘어섰다.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병상 대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35.0% 수준이지만, 서울은 위중증 병상 215개 중 119개가 사용돼 가동률이 53.3%에 달했다. 강원도는 위중증 병상 44개 중 절반인 22개가 가동 중이다. 서울의 준중증 병상 426개 중 240개(56.3%)가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중증 병상 가동률이 50%를 넘긴 것은 지난 4일부터다. 지난달까지는 사용 중인 중증 병상보다 비어 있는 병상이 더 많았지만, 4일 오후 5시 기준 위중증 병상 가동률이 50%가 됐다. 이 시기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59.3%로 위중증 병상보다 빠르게 찼다.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등 호흡기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병상 대란'을 경고해왔다. 지난 9월 질병관리청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독감 의사환자는 7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앞서 방역당국도 이에 대비해 하루 확진자 20만명까지 대응할 수 있는 병상 확보에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중등, 준중증 병상 330개를 단계적으로 재가동해 7차 유행 하루 최대 확진자 수로 예측되는 20만명까지 대응 가능하도록 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13일 기준 지난달 27일 이후 중증, 준중증 병상은 300개 증가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일부 지역에서 가동률이 높아진 것은 위중증 환자·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첫째주 일평균 재원중 위중증 환자 수는 전주보다 4.9% 감소했지만, 3주 연속 4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평균 사망자 수는 같은 기간 3명 늘어난 51명으로 집계됐다. 중환자실 의료역량 대비 60세 이상 환자 발생 비율도 지난달 넷째주 24.0%, 다섯째주 25.4%, 이달 첫째주 25.9%로 연속 증가했다.


위중증, 사망 위험이 높은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환자도 느는 추세다. 지난주 전체 확진자 중 감염취약시설 구성원 비율은 4.4%로 전주보다 0.2%포인트 올랐다. 특히 노인이 밀집한 요양병원에서 감염취약시설 확진자 중 41.3%, 요양시설에서 34.1%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아직 병상 가동률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위중증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확진자, 입원환자, 사망자가 모두 증가했지만, 중환자 및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안정적인 상황을 고려해 주간 위험도를 '중간'으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이어 "재감염 비율이 높아지고 이로 인한 위중증 위험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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